‘2006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가 8일 오후 강원도 화천읍 화천천에서 열려 5만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와 얼음낚시 등을 즐기고 있다. 산천어는 1급수에만 사는 연어목 연어과의 토종 청정 민물고기다. 행사는 30일까지 계속된다. 화천/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물보다 고기…고기보다 사람”
“인구 3만명의 작은 산골마을이 관광객 100만명을 유치한다.”
군부대 면회객 외에는 외지인의 그림자조차 찾기 힘들었던 최전방 강원도 화천군의 얘기다. 7일부터 제4회 산천어축제가 시작되자 화천지역의 숙박업소와 민박집의 방은 모두 동이 났다.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겨우 얻어 새우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다.
산천어축제는 2003년에 시작됐다. 방문객은 첫해 22만명에서 올해는 100만명을 넘을 전망이다. 8일 화천천을 찾은 정갑철 화천군수는 “산과 물, 때묻지 않은 자연밖에 없는 산간벽지 화천의 청정 이미지가 1급수의 찬물에만 사는 산천어의 이미지와 맞아떨어진 게 성공 비결”이라고 진단했다.
화천천은 최근 영하 15도 이하의 맹추위가 이어지면서 40㎝ 두께의 얼음으로 뒤덮였다. 10만여평에 이르는 넓은 얼음벌판에는 1만여개의 얼음낚시용 구멍이 뚫어져 있어 1만명이 동시에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들은 얼음판에 엎드려 구멍을 통해 물 속을 노니는 산천어를 발견하고는 탄성을 지른다. 축제장에는 4곳에 40~50여개의 구이용 드럼통이 준비돼 낚아올린 산천어를 즉석에서 구워먹을 수 있다.
축제의 대부분 프로그램이 무료인 것도 관광객을 끄는 요인이다. 관광객들은 참가비 지출이 거의 없다 보니 화천지역 식당 등에서 돈을 더 쓸 수 있어 지역경기 부양 효과가 크다. 민물횟집 주인인 이동성(46)씨는 “상가 매출액이 평소 두세 배는 넘는다”고 말했다. 강원발전연구원은 2003년 24억원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올해는 10배 가까이 늘어 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화천/김종화 기자 kim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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