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한강 작가 초청 북토크 ‘빛을 품고 가기’ 진행.한국외대 제공
한국외국어대학교(총장 박정운) 외대학보(편집인 겸 주간 정은귀)는 지난 11월 20일(월), 한국외대 서울캠퍼스 대학원 BRICs 국제포럼장에서 한강 작가(이하 한 작가)를 초청하여 북토크 ‘빛을 품고 가기’를 개최하였다. 이날 행사에는 외대학보 기자단과 사전 참가 신청을 접수한 한국외대 재학생 80여 명 등 약 1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하여 한강 작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이번 북토크에서는 지난 2021년 출간돼 올해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한 한 작가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에 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행사는 △축사 및 개회사 △작가 소개 △특별 강연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의 순서로 전개됐다. 한국외대 외대학보 편집인 겸 주간 정은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는 축사를 통해 “외대학보에서 작가를 초청하여 특강을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기에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전했다. 또한 한 작가의 시 ‘파란 돌’을 낭독하며 “매체가 다변화된 만큼 목소리 없는 자들의 존재성을 글을 통해 조명하려는 실천이 중요해졌다”며 한 작가 작품의 시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진 한 작가의 강연에선 작품이 쓰인 시점과 배경에 대한 설명이 이뤄졌다. ‘소년이 온다’에 이어 폭력에 관한 파편화된 기록들을 하나의 통합적인 기록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수행해 온 한 작가는 그 과정에서 인간의 잔혹성과 야만성에 놀라 추가적인 자료를 수집하게 됐고, 이에 제주 4.3 사건을 다루는 ‘작별하지 않는다’를 탈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소설을 쓰게 된 과정을 소개하면서 영상물과 함께 제주도에 방문했을 당시의 일화들을 톺아보기도 했다.
한편,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의 우여곡절에 관한 내용도 담겼다. 작고 무기력하지만, 평생에 걸쳐 사랑하기를 멈추지 않고 빛을 품으며 싸우던 이들을 생각하며 작품을 집필했다는 것이 한 작가의 설명이다. 이에 더해 한 작가는 “역사를 쓴다는 것은 애도의 한 방식이자 존재의 본질에 가닿는 통로”라고 언급하며, “단순히 죽은 과거에 고착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의 대화에 참여하는 행위”라고 전했다. 강연이 끝난 이후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사전에 취합된 질문과 현장에서 제기된 한국외대 학생들의 질문에 한 작가가 답변하면서 흥미로운 대담이 오갔다.
마무리 발언에서 정 교수는 “학생들이 고통을 회피하기보단 강건한 태도로 고난을 헤쳐나갔으면 좋겠다”고 전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과 만연한 부조리 속에서도 마음 속에 각자 빛나는 내(川)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 작가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7년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며 “작품을 읽어준 독자와 이번 강연에 참석한 한국외대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식순을 모두 끝마친 후 참가자들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한 작가의 서명을 받으며 추억을 쌓는 시간도 함께 나눴다.
한 작가는 지난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단편소설 ‘붉은 닻’으로 등단한 이후 ‘작별하지 않는다’를 비롯한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흰’ 등의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고, △맨부커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의 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자료 제공 : 한국외국어대학교
< 이 기사는 대학이 제공한 정보기사로, 한겨레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