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풍암동 자동차 매매단지. 광주시 제공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중고차 판매업 사업 진출 시점이 내년 5월로 정해졌다. 당장 내년 1월부터 각각 5천대 내에서 인증중고차 시범판매가 시작된다. 현대차그룹이 이런 내용의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이하 심의회)의 권고 결정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내년부터 소비자가 두 회사의 인증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점유율 제한 등 조건이 달렸다. 현대차·기아의 세부적인 인증중고차 사업 내용을 질의·응답 형태로 정리했다.
—현대차·기아의 인증중고차, 언제부터 살 수 있나.
심의회는 두 회사에 내년 1월부터 4월까지 각각 5천대 내에서 인증중고차를 시범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내년 1월1일부터 구매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중고차 매입도 1월1일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매입한 중고차를 인증중고차로 내놓으려면 각종 테스트와 수리를 거쳐야 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시범판매에 대해 <한겨레>에 “시범판매는 1월부터 인증중고차 시범사업을 시작하라는 의미다. 당장 1월1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하라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누가, 언제 현대차·기아에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나
현대차·기아 신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만 회사에 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다. 내년 1월1일부터 판매할 수 있지만, 시범판매 기간에는 매입수량에도 제한을 뒀다. 1∼4월 각각 1만대씩만 사들일 수 있다. 만일 4월 전 매입수량 한도가 모두 차면 신차 구매자여도 두 회사에 중고차를 판매할 수 없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장안평중고차매매시장에 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뉴스
—두 회사는 점유율 제한 기간에 몇 대나 팔 수 있나.
심의회는 2년간 두 회사의 판매 수량을 제한하도록 했다. 현대차는 △2023년 5월1일∼2024년 4월30일 2.9% △2024년 5월1일∼2025년 4월30일 4.1%, 기아는 같은 기간 2.1%, 2.9%로 점유율이 제한된다. 직전 연도의 ‘총거래대수’와 ‘사업자거래 대수’의 평균값이 기준이다. 2021년 총거래대수는 253만2770대, 사업자거래 대수는 117만5855대다. 두 값의 평균은 185만4313대다. 점유율 1%는 1만8543대다. 2021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판매 첫해 현대차는 약 5만3775대, 기아는 약 3만8940대의 인증중고차를 판매할 수 있다. 다만, 이 기간 매입 수량에는 제한이 없다. 인증중고차의 인기가 높아서 기간 내에 한도 수량이 모두 소진되면 구입이 불가능하다.
—이번 결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나
심의회의 권고 결정이 내려지면서 기존 중고차 업계가 취할 수 있는 ‘행정적 절차’는 모두 끝났다. 만약 심의회 권고에 반기를 들려면 ‘사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권고가 수년간 이어져온 갈등의 중재안이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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