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부평 2공장 조립라인에서 직원이 신형 말리부를 점검하고 있다. 한국지엠 제공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업계의 누적 판매량이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차량용 반도체와 부품 수급난 탓에 생산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3일 각 업체 발표를 종합하면,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올해 상반기 총 354만2431대를 국내외에 판매했다. 지난해 상반기(369만7475대)보다 4.2% 줄었다. 수출보다 내수 감소폭이 더 컸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287만354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97만3211대)보다 3.4% 줄었다. 내수는 66만8886만대를 판매해 지난해 72만4264대에 견줘 7.6% 감소했다. 내수 판매량은 세계 금융위기가 덮친 2009년 61만6007대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국내 5개사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한국지엠(GM)은 내수와 수출 판매량이 모두 감소했다. 르노코리아는 내수가 9% 줄어든 반면 수출은 84.3% 증가했고, 쌍용자동차는 내수와 수출 모두 각각 5.8%, 46.7% 늘어 선전했다. 하지만 두 회사의 판매량이 나머지 3개사의 판매량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체 실적 반등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르노코리아(7만6156대)와 쌍용차(4만7709대)의 판매량을 더해야 한국지엠의 판매량(12만2756대)을 가까스로 넘어선다.
완성차 업계의 판매 실적을 끌어내린 원인으로는 차량용 반도체와 부품 수급난이 꼽힌다. 2021년 하반기 본격화된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 상반기 내내 이어졌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항만 병목현상 등으로 인해 부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유연한 반도체 배분 등을 통해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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