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그랜저. 현대자동차 제공.
엘지(LG)그룹 계열사 사장급은 제네시스 G90, 전무는 G80, 상무는 그랜저를 받는다. 과거 ‘사장님차’로 불렸던 그랜저는 제네시스에 밀려나면서 ‘임원차’가 됐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내놓은 그랜저 7세대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그랜저’가 반전을 꾀할 수 있을까.
현대자동차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그랜저. 안태호 기자
지난 8일 디 올 뉴 그랜저를 시승했다. 경기 하남부터 의정부까지 약 100㎞를 오가는 코스였다. 시승을 마치고 내린 총평은 “외부 디자인과 안정감은 사장님차, 내부 인테리어는 임원차”였다.
주행감은 훌륭했다. 직진 구간뿐 아니라 곡선 구간에서 속도를 올려도 도로에 착 달라붙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제동도 신경을 쓴 티가 났다. 다른 현대차 차량과 비교하면, 브레이크 페달을 한 번에 묵직하게 밟았을 때 더 부드럽게 감속했다.
디자인도 중후함과 세련미를 동시에 잡은 듯했다. 긴 수평형 엘이디(LED) 램프 아래 라디에이터 그릴을 2단으로 둬 이른바 ‘미래형 디자인’을 도입했는데,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 디자인을 두고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실제 모델을 보니, 전면부 디자인 덕에 대형차의 묵직함에 날렵한 인상이 더해졌다.
고급 세단답게 뒷자리는 넓고 아늑했다. 문손잡이 부분에 시트 열선 및 통풍 기능 버튼이 마련돼 있었다. 가운데 팔걸이를 아래로 내렸더니 리클라이닝 버튼이 나타났다. 버튼을 누르자 엉덩이를 받치고 있던 시트가 등받이를 천천히 앞으로 잡아당기면서 몸이 누웠다. 이 기능은 ‘뒷좌석 브이아이피(VIP) 패키지’ 옵션으로, 가격은 147만원이다.
내부 인테리어는 6세대 모델보다 후퇴한 느낌을 받았다. 6세대 그랜저 내부는 볼륨감을 준 인테리어로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는데, 7세대는 전 세대와 견줘 인테리어가 다소 심플해지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 줄었다.
현대자동차의 7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그랜저의 내부 인테리어. 안태호 기자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켰을 때 차체에서 불필요한 소리가 나기도 했다. 이 기능은 차량 간 거리를 스스로 조절해주는 운전보조 기능이다. 정체 구간에 들어섰을 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시켰다. 시속 0∼4㎞를 사이에서 제동이 걸릴 때마다 “드르륵” 소리가 났다. 현대차 관계자는 “잠김방지제동장치(ABS) 기능이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고”고 했다. 이 시스템은 급제동 시 미끄러짐을 막기 위해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나눠서 밟아주는 기능이다.
이날 탑승한 차량은 풀옵션 가솔린 모델로 가격은 5605만원(개소세 3.5% 기준)이다. 7세대 그랜저의 가격은 각각 가솔린 3716만원, 하이브리드 4376만원, 엘피지(LPG) 3863만원부터 시작된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