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새 차 10대 가운데 1대는 전기자동차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6일(현지시각)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엘엠시(LMC)오토모티브와 이브이(EV)볼륨닷컴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전년에 견줘 68% 급증한 780만대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전체 신차 판매량의 약 10%에 달하는 수치로, 연간 기준 전기차 판매량이 두 자릿수대 점유율을 차지한 건 처음이다.
중국과 유럽이 전기차 판매량 증가를 주도했다. 지난해 중국과 유럽의 전체 신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판매 비중은 각각 19%, 11%를 차지했다. 특히 독일에서는 지난해 전기차가 전체 신차 생산량의 25%를 차지했고, 12월에는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이 팔렸다. 미국에서도 지난해 80만7180대의 전기차가 판매돼, 점유율이 2021년 3.2%에서 2022년 5.8%로 크게 올랐다.
다만, 올해는 전기차 시장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기가 둔화하고, 독일 등 일부 국가들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면서 소비자들이 고가의 전기차 구매를 미룰 수 있어서다. 독일은 올해부터 가격이 4만유로(약 5361만원)인 전기차 구매를 구매할 때 수령 가능한 정부 보조금이 기존 6천유로(약 804만원)에서 4500유로(약 603만원)로 줄었고, 영국은 아예 전기차 보조금을 없앴다.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탓에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전기차 충전 비용도 상승하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해 12월 “유럽에서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를 100마일 운전할 때 비용 차이가 거의 없어졌다. 일부 전기차는 휘발유차보다 연료 공급 비용이 더 비싸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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