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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충전 속도 절반으로 ‘뚝’…추위 심하게 타는 전기차 어쩌나

등록 2023-02-21 08:00수정 2023-02-21 09:42

낮은 기온에 배터리 저항 증가해 ‘속도 저하’
비싼 요금 내고 더 느린 속도로 충전돼 불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평소 20분 정도면 (배터리 용량이) 20%에서 80%까지 충전되는데, 겨울에는 40분이 넘게 걸립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아이오닉5 차주 이승호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아이오닉5에는 배터리 온도를 충전에 최적화하는 기능이 있어 (겨울철 충전속도가) 구형 전기차들보단 빠르지만, 기대한 것만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전기차가 경제적이지만 시간이 돈인 분들이 있지 않냐. 이런 불편함을 모르고 구매한 분들은 정말 많이 후회한다”말했다.

20일 <한겨레>가 만난 전기차 차주들은 전기차의 겨울철 단점으로 주행거리 감소와 함께 급속 충전속도의 저하를 꼽았다. 전기차 충전기는 완속(3∼7㎾)과 급속(50㎾ 이상)으로 나뉜다. 완속 충전은 직장 또는 집에서 느린 속도로 장시간 충전하는 방식으로, 속도가 느려져도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법적으로 완속 충전 구역에서 14시간까지 주차할 수 있도록 해둔 이유다.

반면, 급속 충전은 약 50분 내로 충전이 완료된다. 급할 때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데, 겨울철에는 충전 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걸리는 것이다.

전기차 충전 플랫폼 ‘이브이 인프라’(EV Infra)를 서비스하는 소프트베리가 한국전력 전기차 충전소의 충전 이력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50㎾ 급속 충전기의 2021년과 2022년 1월 평균 충전속도는 각각 전년 8월과 비교해 약 15%·7%씩 감소했다. 실내외 충전기를 구분하지 않고 낸 통계로, 실외 충전기만 따로 분석하면 더 큰 폭의 속도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 설치된 환경부 전기차 급속충전기 모습.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 설치된 환경부 전기차 급속충전기 모습. 연합뉴스

겨울철 충전속도가 길어지는 것은 낮은 기온에서는 배터리 내부 저항이 커지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양극재·음극재 사이에 액체 전해질이 들어간다. 리튬 이온이 액체 전해질을 사이에 두고 양·음극을 오가며 전류가 흐른다. 추운 날엔 전해질이 굳으면서 분자운동이 느려지는데, 이를 ‘저항이 증가한다’고 표현한다. 일부 전기차에는 충전 전에 배터리 온도를 올려주는 ‘프리컨디셔닝 기능’을 넣어뒀지만, 한파에는 큰 도움이 못 된다는 게 차주들의 설명이다.

충전속도 저하는 시간이 더 걸려 불편하다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요금 문제까지 발생한다. 전기차 충전 요금은 충전속도가 빠를수록 비싸다. 예를 들어, 50㎾급 충전기는 1㎾h 당 324.4원, 100㎾급 충전기는 1㎾h 당 347.2원이다. 전기차주 ㄱ씨는 “겨울철 야외에 설치된 100㎾급 충전소를 가면 속도가 30∼40㎾ 정도밖에 안 나오지만 100㎾급에 해당하는 요금을 낸다. 겨울철에는 실제 속도에 맞춰 요금을 낮춰줘야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자체 성능 발전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겨울철에는 실내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며 “또한 충전량이 80%에 도달한 이후에는 충전속도가 더 느려지기 때문에 다음 사용자를 위해 충전사업자들이 겨울철 만이라도 급속 충전기를 80%까지만 충전이 되도록 제한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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