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퍼포먼스를 마친 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박수 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8년 동안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최초로 연 15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도 경기도 화성에 건설한다.
현대차그룹은 1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오토랜드화성에서 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이같은 전기차 목표를 밝혔다. 2030년까지 31종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전 세계 공장에서 364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한 계획(323만대)보다 41만대가 더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는 각각 185만대, 179만대이고, 국내 공장에서만 151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세계 3위의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것이다.
기공식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정의선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과 부품사 임직원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맞고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들이 이러한 혁명적 전환에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아르앤디(R&D·연구개발), 세제 지원 등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삽을 뜬 전기차 전용공장은 현대차그룹이 1994년 현대 아산공장을 기공한 지 29년 만에 국내에 건설하는 완성차 제조 공장이다.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도 추진한다. 내년부터 기아 광명공장 생산라인이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순차 전환되고, 현대차 울산공장 주행시험장 부지에도 전기차 전용공장을 마련할 예정이다. 전기차 공장에는 국산 지능형 로봇을 설치하는 등 설비 국산화율도 99% 수준으로 높인다. 또 국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2025년까지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3000기도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을 높이고, 2025년 출시 예정인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등 다양한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부품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1천억원을 출연해, 2차·3차 협력사의 수익성 유지와 원활한 부품 공급을 돕기 위해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조성한다. 협력사를 위한 대출 신용보증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시행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투자도 중요하지만 국내 협력 업체 등 현장에서 이를 구현할 인력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청사진 성공 여부는 중국 시장 공략에 달려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면서 동시에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으나 중국 전기차 업체가 독식하다시피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655만8천대로, 한 해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와 상하이자동차가 각각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17.3%) 3위(9%)인 까닭이다. 2위인 테슬라도 중국에 공장을 짓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의 올해 중국 판매 목표는 30만6천대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은 정부 주도로 전기차 산업이 발달하면서 소비자들이 중국차를 많이 선택한다. 현대차만의 고급화·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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