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신형 사이버트럭. 테슬라 누리집 갈무리
전기차 판매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국 테슬라가 국내에서 모델와이(Y) 판매에 들어갔다. 국내에서 보조금을 받을 경우 4000만원 후반대 가격으로 팔 수 있어,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과 가격이 엇비슷해진다. 테슬라는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가격 인하를 선도하는 등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17일 테슬라 누리집·국내 증권사 자료 등을 통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5월의 테슬라 차량 모델 가격들을 비교한 결과, 미국 내 테슬라의 차량별 가격은 지난해 보다 14~28% 가량 가격이 인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7~2019년 대량생산을 시작한 모델3의 가격은 4만7천달러에서 4만달러로, 2019년 출시된 모델와이는 6만6천달러에서 4만7200달러로 떨어졌다. 2012년 처음 출시된 모델에스(S)도 10만5천달러에서 8만7500달러가 됐다.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새 모델을 자주 내놓지 않고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으로 부분변경을 한다.
앞서 테슬라코리아는 14일 중국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는 스포츠실용차 모델와이(후륜구동·리튬인산철(LFP)배터리·주행거리 350㎞)을 국내에서 5699만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까지 모델와이 롱레인지를 7800만원에 판매했는데 2천만원 가까이 가격을 떨어뜨린 것이다. 정부 보조금과 테슬라 할인 프로그램을 받을 경우 4천만원 후반선에도 구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천만원 후반인 아이오닉5 스탠다드 가격과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테슬라가 가격을 계속 내리는 건 급성장하는 전기차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지난 10일 ‘테슬라발 가격 인하 효과로 글로벌 전기차 판매대수 확대’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과 더불어 세계 전기차 판매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가격 인하 경쟁 초기에는 비와이디(BYD) 등 중국 업체들만 따라갔지만 최근엔 포드와 폭스바겐 등도 경쟁에 붙으면서 시장 자체를 키우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신차 발매를 앞두고 재고 팔이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테슬라는 그동안 관심을 끌었던 ‘사이버트럭’ 모델 생산을 미국 텍사스 공장에서 16일(현지시각) 시작했다. 북미 시장에서 픽업 트럭은 연간 200만대 가량이 팔린다. 사전계약 대수만 150만대로 알려져있다. 14일(현지시각) 테슬라 주가는 281.38달러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전날보다 1.68% 올랐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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