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전기차 주차장에서 차량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배터리 재활용(리사이클링)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차 폐차 발생량이 2040년 4천만여대에 이르면서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시장 규모가 263조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에스엔이(SNE)리서치는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연 ‘배터리 리사이클링 데이 2023’에서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포함한 세계 전기차 폐차 발생량이 2040년까지 연평균 33%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올해 17만대에서 2030년 411만대, 2040년 4227만대로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전기차를 폐차시키면 나오는 ‘사용 후 배터리’ 발생량도 올해 18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338GWh, 2040년 3339GWh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전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연평균 17% 성장해 올해 108억 달러에서 2030년 424억 달러, 2040년 2089억 달러(263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에스엔이리서치는 “배터리 리사이클링 시장은 현재 배터리 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만 놓고 봐도, 2045년엔 전기차 배터리를 재활용해 얻을 수 있는 수산화리튬이 2만톤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는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지난해 중국에서 7만톤 가량 수입한 수산화리튬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고 했다.
세계 폐전기차 발생 전망. SNE 리서치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EU)이 지난달 14일 폐배터리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법을 시행하기로 한 것도 시장 규모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행 시점은 이르면 2031년이다.
유럽 시장에 진출한 삼성에스디아이(SDI), 엘지(LG)에너지솔루션, 에스케이(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이 법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도 재활용 업체를 통해 수거한 뒤 양극재 협력사로 보내 재사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원순환의 관점에서 배터리 회사들과 재활용 업체가 함께 해외로 진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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