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
후방 디스플레이, 동승석 에어백 등
가격대비 편의사양 중형차 못잖아
더욱 향상된 연비에 동력도 강해져
가격대비 편의사양 중형차 못잖아
더욱 향상된 연비에 동력도 강해져
90년대 초 세상을 풍미했던 드라마 <질투>에서, 지금은 세상에 없는 최진실씨가 프라이드를 타야 하나, 티코를 타야 하나를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 논란이 벌어진 적이 있다. 20대 직장인이 수입차나 쿠페를 휙휙 몰고다니는 요즘 드라마에 견주면 ‘격세지감’이지만, 분명한 건 90년대 초·중반은 작은 차의 전성기였다는 것이다. 티코, 액센트, 아벨라, 라노스로미오, 라노스줄리엣 등과 프라이드까지, 경차·소형차를 포함한 작은 차는 20~30대의 ‘엔트리 카’로 확고한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요즘 새롭게 단장하고 나오는 작은 차들을 보면, 90년대 중반의 영광도 넘볼 법하다. 배기량과 힘에서야 어쩔 수 없더라도, 적어도 가격 대비 편의사양이나 크기 등을 보면 중형차들이 겁낼 정도다. 1천만원 안팎에서 폼도 나는 작은 차들은 실용적 소비패턴 확산으로 조금씩 판매도 살아나고 있다. 올해 1월 1만808대까지 떨어졌던 작은 차의 월 판매량은 3월 이후 1만3천대 수준을 회복한 상태다.
‘베르나 맞나?’ 얼마 전 출시된 베르나 트랜스폼의 첫인상이다. 뒤태가 중형 세단처럼 안정된 모습이 특징이었던 베르나는 트랜스폼(변환)을 통해 더 둥글어지고 스포티해졌다. 전면부도 프런트범퍼가 확 커지고, 가로형의 굵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역동적인 모습이다. 좋고 싫고는 취향이겠지만, 적어도 ‘개조차’ 수준의 변화를 했음은 분명하다.
차에 오르니 깔끔한 투톤의 가죽시트(1.4럭셔리 모델 이상)가 눈에 띈다. 경제운전 영역을 표시하는 에코 드라이빙 시스템, 가상의 서브우퍼를 구현해 생생하게 낮은 음을 살려주는 사운드시스템, 양 좌석 개별 열선시트, 블루투스 기능, 아이팟(i-Pod) 단자, 동승석 에어백 기본사양(1.4럭셔리 이상) 등 중형차에서 봄 직한 사양들이 대거 채택됐다.
고속도로에서 120㎞/h까지 달려도 흔들림이 크게 느껴지진 않는다. 뒷모습이 둥글어지며 이전보다 작아 보이던 트렁크도 막상 열어보니 골프가방 2개는 들어가고도 남아보인다. 모든 모델이 15.1㎞/ℓ 이상의 연비인 것도 매력적인 점이다.
형 그룹 현대차 베르나에 질쏘냐. 지난해 경차 붐을 이끌었던 기아차 모닝의 ‘모닝2010’도 진화가 상당하다. 모닝2010은 스타일에 꽤 신경 썼다. 먼저 은색 휠 캡이 아니라 검정색 악센트가 살아나는 ‘블랙 럭셔리 힐’이 눈에 들어온다. 옆면 하단과 뒷면에도 몰딩이나 하이글로시를 통해 검은색 포인트들이 살아난다.
사양은 경차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옵션이긴 하지만 후진기어에 놓으면 자동으로 뒷모습이 나타나는 후방디스플레이 룸미러가 달렸고, 고급형 이상엔 기본으로 하이패스 카드 등을 꽂기만 하면 되는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을 넣었다. 접어지는 형태의 리모컨키, 유아용 시트 고정장치도 갖췄다. 무엇보다 경차는 연비. 자동변속기 기준으론 17.4㎞/ℓ, 수동 기준으론 20.0㎞/ℓ로 이전보다 5% 정도 향상됐다. 1.0 가솔린 모델의 경우 최고출력 72마력, 최대토크 9.2㎏·m로 이전보다 훨씬 동력도 강해졌다.
하지만 가을 이후 지엠대우의 ‘차세대 마티즈’가 등장하면 모닝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지난 서울모터쇼에 공개된 게 전부이긴 하지만, 일단 차세대 마티즈는 엔진이 모닝과 마찬가지로 1000㏄급이면서, 전장(3595㎜)과 축거(2375㎜)가 모닝2010보다 조금 더 길어 넉넉한 공간을 예고한다. 일찌감치 새단장을 마친 기아차의 뉴 프라이드, 지엠대우의 젠트라X 등도 작은 차의 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하지만 가을 이후 지엠대우의 ‘차세대 마티즈’가 등장하면 모닝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지난 서울모터쇼에 공개된 게 전부이긴 하지만, 일단 차세대 마티즈는 엔진이 모닝과 마찬가지로 1000㏄급이면서, 전장(3595㎜)과 축거(2375㎜)가 모닝2010보다 조금 더 길어 넉넉한 공간을 예고한다. 일찌감치 새단장을 마친 기아차의 뉴 프라이드, 지엠대우의 젠트라X 등도 작은 차의 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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