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초의 LPi하이브리드 모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보도발표회가 열린 8일 오전 경기 가평군 아침고요수목원 인근 도로에서 언론사 기자들이 차량을 시승해보고 있다. 가평/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누적연비 표시안돼 불만
연료비 한해 135만 절약
차값 2050만~2300만원대
연료비 한해 135만 절약
차값 2050만~2300만원대
베일 벗은 아반떼 하이브리드
8일 경기도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의 우거진 숲 속에서, 현대자동차의 첫 국산 하이브리드 승용차인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가 베일을 벗었다. 세계 최초로 가솔린이 아닌 엘피지(액화석유가스)를 주연료로 쓴 하이브리드 차다. 왕복 25㎞ 구간 주행이 고작이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엘피지 연료 차라고는 생각하지 못할 만큼 힘과 주행감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순간연비밖에 표시되지 않는 계기판은 아무래도 소비자의 불만을 살 수밖에 없을 듯하다.
키를 꽂아 돌렸는데(중급 모델부턴 버튼형 시동) ‘부르르’ 시동 걸리는 특유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조용하다. 모터가 직접 엔진에 물려 돌려줘 엔진 스타터가 없는 덕이다.
액셀을 확 밟으니 클러스터에 배터리 보조 눈금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반대로 언덕에서 내려오거나 브레이크를 잠깐씩 밟아줄 때도 충전 눈금이 올라간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출발이나 가속 땐 전기모터가 엔진을 보조해 동력을 지원해주고 감속이나 제동 때 버려지는 운동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해주기 때문이다. 엘피지 차를 몰면 언덕을 오를 때마다 힘에 부쳐 허덕거린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1.6 감마 LPi 엔진의 출력 114마력에 20마력의 전기모터가 도와주기 때문인지 가속 땐 답답함이 없었다. 이 정도면 1.8ℓ 엔진의 성능은 훌쩍 넘을 듯하다. 자동밀림방지기능도 갖춰 언덕에서 마음 든든하다. 하이브리드 차의 재미 가운데 하나는 오토스톱 기능. 브레이크를 밟으면 오토스톱 표시가 들어오며 엔진이 꺼져 공회전을 막아준다. 계기판의 트립을 눌러보면 오토스톱을 통해 절약한 연료가 표시된다. 이때 냉각 기능은 꺼지지만 송풍은 2~3분간 지속되는데 남아 있던 찬 기운을 유지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최적의 연비를 내고 달리기 시작하면 줄기에 잎사귀가 하나씩 늘고, 꽃까지 핀 상태로 15초 이상 액셀을 밟으면 꽃다발과 포인트 1점을 준다. 어디에 쓰냐고? 현대차는 포인트 누적자에게 경품을 주거나 수리 때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이벤트도 벌일 예정이다. 경제모드인 E모드로 단을 바꾸니 가속할 때 힘은 약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근데, 어라! 순간연비는 나오는데 아무리 눌러봐도 누적연비가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엘피지 연료는 계절별로 부탄과 프로판의 혼합비율이 달라 연비가 들쭉날쭉한 등 문제가 많아 세계 어느 엘피지 차량도 연비를 표시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쉽다. 공인 연비가 17.8㎞/ℓ라지만, 막연하게 받는 꽃다발 말고는 내 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니 말이다. 혼다 시빅하이브리드의 미래차 같은 과감한 클러스터 디자인에 비하면, 확실히 아반떼 하이브리드 쪽은 클러스터를 비롯해 내장 디자인이 소박하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현대차는 연비 17.8㎞/ℓ를 가솔린 가격으로 환산하면 무려 39㎞/ℓ에 이른다고 한다. 주행조건이나 운행습관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1년에 2만㎞를 주행하는 사람이라면 일반 차량과의 가격차 350만원 정도(세제 혜택 뒤)를 회수하는 데 3년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국내 어느 경차보다 낮은 99g/㎞로 친환경차 1호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현대차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3년 7개월간 2508억원을 투입했고, 배터리·인버터·컨버터 등 모든 핵심부품을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몇년 전 시범차량을 만들면서 컨버터는 TDK, 배터리는 도요타와 파나소닉, 변속기는 ZDF 등 수입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던 수준을 생각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현대차는 올해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국내에서 7500대 팔고, 내년부터는 1만5000대 이상 판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경쟁 차량인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보다 보증기간도 늘렸다. 핵심부품에 대해선 6년 12만㎞, 동력계통 부품에 대해서는 5년 10만㎞의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감면 뒤 가격은 모델별로 각각 2054만5000원, 2221만원, 2324만원이다. 가평/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액셀을 확 밟으니 클러스터에 배터리 보조 눈금이 올라가기 시작한다. 반대로 언덕에서 내려오거나 브레이크를 잠깐씩 밟아줄 때도 충전 눈금이 올라간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출발이나 가속 땐 전기모터가 엔진을 보조해 동력을 지원해주고 감속이나 제동 때 버려지는 운동에너지를 회수해 배터리를 충전해주기 때문이다. 엘피지 차를 몰면 언덕을 오를 때마다 힘에 부쳐 허덕거린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1.6 감마 LPi 엔진의 출력 114마력에 20마력의 전기모터가 도와주기 때문인지 가속 땐 답답함이 없었다. 이 정도면 1.8ℓ 엔진의 성능은 훌쩍 넘을 듯하다. 자동밀림방지기능도 갖춰 언덕에서 마음 든든하다. 하이브리드 차의 재미 가운데 하나는 오토스톱 기능. 브레이크를 밟으면 오토스톱 표시가 들어오며 엔진이 꺼져 공회전을 막아준다. 계기판의 트립을 눌러보면 오토스톱을 통해 절약한 연료가 표시된다. 이때 냉각 기능은 꺼지지만 송풍은 2~3분간 지속되는데 남아 있던 찬 기운을 유지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최적의 연비를 내고 달리기 시작하면 줄기에 잎사귀가 하나씩 늘고, 꽃까지 핀 상태로 15초 이상 액셀을 밟으면 꽃다발과 포인트 1점을 준다. 어디에 쓰냐고? 현대차는 포인트 누적자에게 경품을 주거나 수리 때 할인 혜택을 주는 등 이벤트도 벌일 예정이다. 경제모드인 E모드로 단을 바꾸니 가속할 때 힘은 약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근데, 어라! 순간연비는 나오는데 아무리 눌러봐도 누적연비가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엘피지 연료는 계절별로 부탄과 프로판의 혼합비율이 달라 연비가 들쭉날쭉한 등 문제가 많아 세계 어느 엘피지 차량도 연비를 표시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쉽다. 공인 연비가 17.8㎞/ℓ라지만, 막연하게 받는 꽃다발 말고는 내 기록을 확인할 수 없다니 말이다. 혼다 시빅하이브리드의 미래차 같은 과감한 클러스터 디자인에 비하면, 확실히 아반떼 하이브리드 쪽은 클러스터를 비롯해 내장 디자인이 소박하다.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장점은 경제성이다. 현대차는 연비 17.8㎞/ℓ를 가솔린 가격으로 환산하면 무려 39㎞/ℓ에 이른다고 한다. 주행조건이나 운행습관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1년에 2만㎞를 주행하는 사람이라면 일반 차량과의 가격차 350만원 정도(세제 혜택 뒤)를 회수하는 데 3년이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국내 어느 경차보다 낮은 99g/㎞로 친환경차 1호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다. 현대차는 아반떼 하이브리드에 사활을 걸다시피 했다. 3년 7개월간 2508억원을 투입했고, 배터리·인버터·컨버터 등 모든 핵심부품을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몇년 전 시범차량을 만들면서 컨버터는 TDK, 배터리는 도요타와 파나소닉, 변속기는 ZDF 등 수입부품을 들여와 조립하던 수준을 생각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현대차는 올해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국내에서 7500대 팔고, 내년부터는 1만5000대 이상 판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경쟁 차량인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보다 보증기간도 늘렸다. 핵심부품에 대해선 6년 12만㎞, 동력계통 부품에 대해서는 5년 10만㎞의 보증기간을 제공한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감면 뒤 가격은 모델별로 각각 2054만5000원, 2221만원, 2324만원이다. 가평/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