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오른쪽)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티볼리’ 신차 발표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영업소는 고객에게, 본사는 영업소에 책임 떠넘기기
노조 “집안에서 쪽박 깨면 누가 돕고 싶겠냐”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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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지난달 출시된 신차 티볼리 영업소 전시 차량을 새차로 둔갑시켜 판매했다는 주장이 인터넷에서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을 ‘다둥이 엄마’라고 밝힌 ㅅ씨는 지난 2일 네이버 카페 ‘[클럽] 티볼리 쌍용자동차 공식 동호회’에 올린 글(관련 링크 : http://m.cafe.naver.com/clubx100/42805 )에서 지난 1월 쌍용자동차 양주대리점에서 티볼리를 계약해 10여일 후 차량등록이 끝난 상태로 인도받았지만 차 안팎에서 흠집이 발견돼 딜러에게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자신의 차가 신차가 아닌 전시 차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계약 및 인도 과정에서 전시 차량과 관련한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고, 전시 차량을 계약한 것이 아니니 새 차를 달라”고 요구하였으나 대리점 쪽으로부터 “차량등록을 마친 상태라 취소나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잘못을 인정하지만 교환해 줄 수는 없다”는 딜러의 태도에 화가 난 ㅅ씨는 쌍용자동차 본사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쌍용차 쪽은 “딜러와 합의하라”는 답변을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ㅅ씨는 “차를 더 가지고 있으면 불리한 일이 생길 것 같아 반납한 상태”라고 밝혔다.
쌍용차 관계자는 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에 대해 “해당 영업소의 실수로 일어난 일로 내부규정에 따라 고객과 합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지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달 13일 출시된 쌍용차 티볼리의 지난 4일 현재 총 계약대수는 6131대인데, 1월 판매는 2312대, 2월 판매는 4일 현재까지 221대에 그치고 있다. 쌍용차 공장의 공급이 티볼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부 관계자는 “공장 내 적은 인력을 풀가동해도 생산량이 소비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임에도 쌍용차 사쪽은 해고자를 복직시켜 생산량을 늘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쌍용차 사쪽은 5일 열린 교섭에서도 이런 실상을 외면한 채 여전히 ‘신규인력수요의 발생이 전제되지 않는 한 해고자 복직은 불가능하다’며 해고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어도 대표이사의 진심어린 사과가 뒤따라야 모처럼 찾아온 티볼리 신차 효과가 그나마 이어질 것”이라며 “이건 잠재적인 고객에게까지 나쁜 신호를 보낸 것인데, 아무리 쌍용차를 돕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이렇게 집안에서 쪽박을 깨면 누가 돕고 싶겠나”라고 덧붙였다.
조승현 이재훈 기자 sh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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