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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현대·기아차, 결함 논란 ‘세타2’ 엔진 “평생보증”

등록 2019-10-11 15:52수정 2019-10-11 19:28

미국서 집단소송 화해 합의
법원에 합의 예비승인 신청
한국 52만대·미국 417만대
동등하게 금전적 보상키로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세타2’ 엔진의 결함을 둘러싼 집단소송에서 소비자들과 합의함에 따라 해당 엔진의 ‘무제한 보증’과 함께 금전적 보상을 하기로 했다. 보증과 보상은 미국과 한국에서 동등한 수준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11일 ‘세타2 GDi’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대상으로 엔진 예방 안전 신기술인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 적용을 확대하고, 해당 차량의 엔진을 ‘평생 보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엔진 결함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차주들에게는 보상을 실시한다.

보증 대상 차량은 국내는 2010~2019년형 현대차 쏘나타(YF/LF), 그랜저(HG/IG), 싼타페(DM/TM), 벨로스터N(JSN), 기아차 K5(TF/JF), K7(VG/YG), 쏘렌토(UM), 스포티지(SL) 등 8개 차종 52만대다. 미국에서의 보증 대상 차량은 2011~2019년형 417만대에 이른다. 최근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낸 소비자들과 화해안에 합의한 현대·기아차는 10일(현지시각) 미국 법원에 화해 합의 예비 승인을 신청했다. 현대·기아차는 진동감지시스템 적용, 평생 보증, 국내와 동등한 수준의 보상을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가 부담할 전체 비용은 9천억원(현대차 6천억원·기아차 3천억원)이며, 이 가운데 보상액은 660억원이다. 비용 부담액은 현대·기아차의 3분기 실적에 충당금으로 반영된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법원에서 예비 승인이 완료되는 시점에 해당 차종 차주들에게 별도 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기존 보증기간이 만료돼 엔진을 유상 수리한 소비자들에게 수리 비용과 외부업체 견인 비용을 보상하기로 했다. 엔진 결함 화재로 손실을 본 차주에게는 보험개발원에서 발표하는 ‘차량 보험 잔존가’ 기준으로 보상한다.

2007년 첫 출시된 ‘세타2’ 엔진은 2009년에 개량형이 나왔으나 수년 전부터 엔진 내부에서 심한 소음이 나거나 주행중 시동꺼짐 현상이 생겨 논란을 빚었다.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자 현대·기아차는 2015년 결함을 인정하고 미국에서 먼저 리콜에 들어갔다. 그러나 국내에선 2년이 지난 2017년에야 리콜해 ‘늑장 리콜’이란 비판을 받았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과 2017년 미국과 한국공장 엔진 제조과정에서 각기 다른 이유로 시동 꺼짐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발견해 리콜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차 법인과 전·현직 임원들은 엔진 결함 은폐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 만족도 제고와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평생 보증 및 보상 방안을 마련했다”며 “이번 조처는 세타2 엔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자동차 회사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대선 선임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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