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는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의 수요 급감과 미국·서유럽 시장의 부진이 겹쳐 지난해보다 5%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내년에는 신흥 시장의 회복세에 힘입어 소폭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성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 소장은 지난 27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 정기 세미나에서 “세계 자동차 판매가 올해 5% 감소했고 내년에는 0.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소장은 ‘2020 글로벌 자동차시장 전망’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올해 세계 차 판매량을 8695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보다 458만대(-5%)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0.7%)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이로써 세계 차 판매량은 2016년 처음으로 9천만대를 넘긴 이후 3년 만에 다시 8천만대로 내려앉게 됐다.
올해 세계 차 시장의 위축은 미국·중국·유럽 등 3대 시장의 부진 영향이 컸다. 미국은 올해 1.1%, 내년에는 1.6%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 대부분 업체들이 수익성 위주로 경영 전략을 전환하면서 판촉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신차 가격에 부담을 느낀 구매자들 사이에선 중고차 선호가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 성장률이 둔화된 중국 시장의 차 판매량은 올해 10.9% 감소가 예상된다. 신흥시장 중에서 높은 성장세가 예상됐던 인도가 비은행권 금융업체들의 파산 등 금융 문제로 올해 판매량이 13.5%가량 급감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내년 세계 차 판매는 중국과 인도 시장의 반등으로 소폭 회복세가 예상된다. 이 소장은 “이는 추세적인 것이 아니라 올해 부진에 대한 기술적 반등이라고 봐야 한다. 미국과 서유럽 시장의 부진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급별로 보면, 스포츠실용차(SUV)의 성장세 두드러진다. 전체 승용 판매에서 에스유브이 비중은 2016년 29%에서 2017년 32%, 2018년 34.2%, 올해 35.6%로 커졌고 내년에는 36.9%로 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각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전기모터를 단 전동차의 성장세도 꾸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동차는 올해 429만대에서 내년 555만대로 판매량이 29% 넘게 뛸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국내 차 시장은 3.6% 줄어들고 내년에는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홍대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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