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가 직원 3000명에게 지급한 업사이클링 유니폼. 롯데칠성 제공
플라스틱 용기를 수거해 직원 유니폼을 제작하거나 썩는 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한 기술개발도 한창인 식품기업들이 늘고 있다.
6일 유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롯데칠성음료는 자사가 생산한 빈 생수병으로 친환경 유니폼 3000벌을 만들어 최근 현장 직원에게 지급을 마쳤다. 유니폼은 음료 거래처 등에서 직접 수거한 폐페트병 5만4000개를 재활용해 제작됐다. 롯데칠성은 빈 페트병 회수 거래처 확대를 통해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폐페트병 6t을 회수했는데, 수거된 페트병으로 에코백 상품 등을 만들어 거래처 및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방법으로 자원순환 홍보를 할 계획이다.
청정원과 종가집 상표로 유명한 대상도 ‘썩는 플라스틱’ 개발을 위해 지난달 말 화학·소재업체인 에스케이씨(SKC) 등과 합작회사를 만들었다. 일회용 플라스틱 대체소재로 주목받는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PBAT)을 개발해 상용화하기 위해서다.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나무에서 추출한 나노셀룰로스를 보강재로 활용해 일반 플라스틱 수준의 강도를 갖고 있지만 땅에 매립 시 산소와 효소 반응으로 6개월 내 분해되는 특징이 있다. 합작회사는 2023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간 7만t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의 디저트 브랜드인 나뚜루는 2023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없애기 위해 아이스크림 담는 플라스틱 용기와 스티로폼 박스를 종이 박스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로써 연간 약 50t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식품 용기 같은 폐플라스틱 배출이 급증하면서 식품업계도 재활용 정책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단체인 그린피스가 시민 2671명을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플라스틱 배출 보고서를 보면 폐플라스틱 중 78.1%가 식품 포장재였다. 일회용 마스크 및 기저귀 등 개인위생용품 14.6%와 일반포장재 4.1%보다도 식품포장에서 나온 플라스틱이 압도적으로 많아 시민단체들의 대책 마련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모든 투자 항목에 폐기물배출 등 자원의 효율과 온실가스 저감을 반영해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환경보호를 위해 식품업체들의 장기적 관점의 정책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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