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격 올리지 말라고 압박하니, 용량을 줄이네.’
오비맥주가 카스 묶음 전용상품의 가격을 유지하되 용량은 줄이기로 해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택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슈링크플레이션은 기업이 제품 가격은 손대지 않으면서 제품의 크기 및 중량을 줄여 실질적으로 가격 인상 효과를 거두는 전략을 말한다.
18일 주류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오비맥주는 카스 묶음 전용상품에서 1캔의 용량을 370㎖로 기존보다 5㎖ 줄인다. 오비맥주 쪽은 “묶음 할인 패키지 상품의 가격 정책 및 전략에 일부 변화를 준 것”이라며 “묶음 전용상품에 한한 것으로, 개별 판매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의 대안으로 주로 채택하는 방식이다. 오비맥주는 앞서 수입 원가·물류비 상승 등을 이유로 버드와이저와 코로나 등 수입 맥주의 가격을 올렸지만, 국산 맥주 가격은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겨레>에 “정부가 가격 인상 자제를 압박하고 소비자들도 주류 가격 인상에 예민하다 보니 용량을 줄이는 것을 대안으로 택한 것 아닌가 싶다”며 “자칫 소비자들에게 ‘눈속임’이라는 비판을 당할 수 있어 업계에서도 파장을 예의 주시 중이다”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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