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시작된 이상고온에 유통업계 여름맞이가 빨라지고 있다. 게티 이미지 뱅크
지난달부터 시작된 때 이른 이상고온으로 유통업계의 ‘여름시즌’이 한층 더 빨라졌다. 빙과류, 반소매 옷, 음식물처리기 등 예년에는 5월부터나 ‘성수기’가 도래했던 상품들의 판매가 급증했다. 이에 유통업계도 관련 상품 출시를 앞당기고 기획전을 서두르는 등 여름맞이에 나서고 있다.
19일 지에스(GS)리테일은 낮 최고 기온이 26도에 달하는 등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이른 초여름 날씨가 이어지면서 여름 특수 상품인 빙과류의 매출 피크 시점이 크게 앞당겨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에스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지에스25가 최근 4주(3월 20~4월 16일) 빙과류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빙수·바·튜브류 등 빙과류 매출이 72.2%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하순~7월 중순에 버금가는 매출이다. 특히 공원·관광지 매장의 빙과류 매출은 최대 400% 이상 늘면서 전체 빙과류 매출 급증을 이끌었다.
지에스25 관계자는 “통상 여름 초입인 6월 하순부터 빙과류 매출 성수기가 시작되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빙과류 매출 피크 시점이 최대 3개월 가량 빨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에스25는 빙과류 신상품인 ‘춘식이딸기빙수’의 출시를 당초 예정보다 2주 이상 앞당겼다.
춘식이 캐릭터와 딸기 이미지를 조합한 디자인으로 시각적 차별화를 꾀했다는 설명이다.
3월부터 시작된 이상고온으로 빙과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에스25 제공
반소매 옷과 스커트 등 여름철을 겨냥한 패션상품도 일찌감치 판매량이 늘고 있다. 3월부터 최고 기온이 20도에 육박하고 벚꽃 개화 시기가 2~3주가량 앞당겨진 탓에 3월 초부터 관련 상품 판매량이 치솟았다.
롯데온이 패션 매출을 살펴보면, 지난달 반소매 매출은 전년에 견줘 2배 이상, 청바지와 스커트 매출은 각각 60%와 50% 늘었으며, 힐·펌프스 매출도 3배 이상 늘었다. 롯데온 관계자는 “4월~6월까지 가장 많이 팔리는 품목이 3월 초부터 팔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롯데온은 여름시즌을 준비하는 소비자를 위해 여름시즌 인기 상품을 모아 오는 23일까지 ‘온앤더패션 위크’를 진행 중이다. 쿠팡 역시 23일까지 여름시즌까지 겨냥한 티셔츠를 최대 80%까지 할인하는 ‘티셔츠 빅세일 기획전’을 연다.
3월부터 시작된 이상고온 탓에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위해 관련 제품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전자랜드 제공
더운 날씨에 음식물처리기의 판매량 역시 급증하고 있다. 이상고온 탓에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가 올해 들어 더 빨리 시작된 까닭이다.
전자랜드가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한 달 동안 음식물처리기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4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지난 3월은 1907년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따뜻한 봄 날씨를 기록한 달인데, 냉방 가전 판매보다 음식물처리기 판매가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이달에도 기온이 높아짐에 따라 음식물처리기 판매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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