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쇼핑·소비자

‘펀슈머’가 먹는 건 크다…머리만한 빵에 패티 4장 햄버거

등록 2023-06-14 09:39수정 2023-06-14 09:48

인증샷·먹방 쇼트폼 타고 ‘펀슈머’ 열광
웬만한 성인 머리보다 큰 ‘혜자로운 맘모스빵’. 지에스25 제공
웬만한 성인 머리보다 큰 ‘혜자로운 맘모스빵’. 지에스25 제공

사람 머리만큼 큰 빵, 8인분짜리 컵라면, 패티 4장짜리 햄버거….

이른바 ‘소식좌’ 열풍과 정반대로 ‘점보 사이즈’를 강조한 상품이 유통업계를 달구고 있다. 유튜브 ‘먹방’을 타고 엠제트(MZ)세대 사이에서 “크면 클수록 좋다”는 반응이 나온다.

편의점 지에스(GS)25가 지난 1일 내놓은 ‘혜자로운 맘모스빵’은 웬만한 성인 머리보다 크다. 지에스25가 가성비를 강조한 혜자 브랜드의 신상품으로 출시한 이 상품은 유튜브 쇼트폼 영상을 타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게가 420g인 이 빵은 열량이 1617㎉에 달하며 가격도 4900원이나 한다.

유튜버들은 흑임자 소보루, 흑임자 크림, 밤 알갱이, 팥앙금이 층층이 쌓인 ‘반갈샷’을 보여주며 “성인 남성이 먹기에도 배부르다” “한 끼 식사 대용으로 차고 넘친다”고 열광한다. 6월 한 달 동안 애플페이로 결제때 5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는 점도 인기 비결 가운데 하나다.

지에스25 관계자는 “고물가 속 갓성비 대명사가 된 혜자 브랜드가 고객에게 더 큰 혜택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도시락을 넘어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상품 출시 배경을 밝혔다.

일반 컵라면의 8배 이상 용량을 자랑하는 ‘팔도 점보 도시락’. 지에스25 제공
일반 컵라면의 8배 이상 용량을 자랑하는 ‘팔도 점보 도시락’. 지에스25 제공

이보다 앞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팔도 점보도시락’이다. 지난달 31일 출시한 팔도 점보도시락은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지 이틀도 되지 않아 초도 물량 5만여개가 완판됐다. 물량이 달려 발주 중단이 반복되기도 했다.

팔도 점보도시락은 기존 팔도 도시락(75g)의 8배가 넘는 648g의 용량을 자랑한다. 용기만 해도 가로세로 각 27.8㎝×33.5㎝로 신문지 한장을 반으로 접은 크기다. 라면 사리 8개, 분말스프 3개, 플레이크 2개가 동봉돼 있다. 8500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없어서 못 파는” 제품으로 등극했다. 에스엔에스와 유튜브에는 구매 인증샷과 먹방 영상이 넘쳐난다.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정가의 3배에 달하는 2만~3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편의점주는 <한겨레>에 “처음 발주 땐 ‘도대체 누가 이걸 사 먹겠나’ 싶었는데, 입소문을 타고 금방 품절 세례를 빚었다”며 “오는 16일부터 발주가 풀린다고 하는데, 물량 제한이 2개로 걸려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출시된 패티 4장짜리 ‘콰트로 버거’. 버거킹 제공
지난 4월 출시된 패티 4장짜리 ‘콰트로 버거’. 버거킹 제공

지난 4월 버거킹이 출시한 ‘콰트로 맥시멈 미트 포커스드 어메이징 얼티밋 그릴드 패티 오브 더 비기스트 포 슈퍼 미트 프릭’도 이러한 흐름에 앞장선 제품이다. 이름부터 39자로 외우기도 어려울뿐더러, 햄버거 패티가 4장이나 들어가는 특대 사이즈를 자랑한다. 39자인 이름을 빠르게 입력할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소비자 이벤트에는 2주간 8만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점보 사이즈 마케팅’은 한동안 적게 먹는 ‘소식좌 열풍’이 지배하던 유통업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다. 한 편에서는 경제 불황의 영향으로 ‘대용량’이 인기를 끄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업계에서는 ‘펀슈머’(재미+소비자)의 주축인 엠제트 세대의 소비성향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식에서 맛을 넘어 새로운 즐거움을 추구하는 경향이 큰 엠제트 세대들을 겨냥한 새로운 마케팅의 일종으로 본다”며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에 올릴 만한)을 중시하는 젊은층의 ‘과시적 성향’에 부합하는 재미있는 제품들이 앞으로도 계속 개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미국 주식 발 빼고 채권 사라”…전문가들 6대4 ‘방어 투자’ 권고 1.

“미국 주식 발 빼고 채권 사라”…전문가들 6대4 ‘방어 투자’ 권고

실수로 경로 놓쳐도…‘완전자율주행’ 테슬라는 당황하지 않아 [영상] 2.

실수로 경로 놓쳐도…‘완전자율주행’ 테슬라는 당황하지 않아 [영상]

2%대 금리 ‘청년주택드림대출’ 출시…‘줍줍’ 청약은 무주택자만 3.

2%대 금리 ‘청년주택드림대출’ 출시…‘줍줍’ 청약은 무주택자만

삼성 1위라더니 다시 애플이? 스마트폰 점유율, ‘핵심’은 따로 있다 4.

삼성 1위라더니 다시 애플이? 스마트폰 점유율, ‘핵심’은 따로 있다

집 차라리 팔까요…주담대 ‘변동금리’ 전환으로 이자부담 고민 [집문집답] 5.

집 차라리 팔까요…주담대 ‘변동금리’ 전환으로 이자부담 고민 [집문집답]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