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테크 최고봉’ 신한 더모아 카드 ‘혜택’ 폐지 소식에 떠들썩

5999원씩 분할결제 ‘짠테크’ 비법 인기
‘7월1일부터 제한’ 소식에 “카드사 횡포”

신한 더모아 카드. 신한카드 제공

“‘신한 더모아’ 분할결제가 제한된다고? 금융감독원에 민원 넣읍시다!”

신한카드가 ‘혜자 카드’로 불리던 신한 더모아 카드 등의 분할결제를 제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카드 소비자들 사이에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카드 이용자들은 “기존 혜택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것은 불공정 행위”라며 금감원에 민원을 넣는 등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22일 신한카드는 ‘더모아 카드 등 개인 신용카드의 통신·도시가스 요금 분할결제를 7월1일부터 제한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2020년 11월 출시된 더모아 카드는 짠테크를 하는 2030 사이에 “역대급 혜자 카드”로 불렸으나, 신한카드는 실적 악화를 이유로 신규발급을 중단한 상태다.

분할결제는 사용자들 사이에 ‘더모아 카드의 알뜰 사용법’으로 가장 유명한 방법 중 하나다. 통신·도시가스 요금 등을 결제할 때 5999원씩 여러 번에 걸쳐 나눠 결제해 적립금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식이다. ‘5000원 이상 결제부터 1천원 미만 잔돈은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식’이라 5000원을 기준으로 자투리 금액이 가장 많이 남는 5999원씩 쪼개 반복 결제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5만9990원을 5999원씩 분할해 10번 결제하면 9990원의 적립금이 쌓여 피킹률(사용금액 대비 혜택)이 16.7%에 달한다.

이 방법이 사용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지면서 일부 주유소 등에서는 “결제를 할 때 5999원씩 나눠서 하지 말아달라”는 안내문을 붙일 지경이었다.

신한카드는 22일 누리집을 통해 신한 더모아 카드 등 개인 신용카드의 분할결제 제한 공지를 올렸다. 신한카드 누리집 갈무리

신한카드가 분할결제 제한을 들고나온 것은 이런 편법으로 누수되는 현금성 포인트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통신사(SKT·KT·LGU+·SK브로드밴드·KT스카이라이프·알뜰폰) 및 도시가스 요금 현장·온라인 선납 가맹점 등을 대상으로 “월별 이용 건에 대해 청구금액을 월 1회만 결제 가능”하도록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혜택 많은 카드를 앞다퉈 단종시킨 가운데, 더모아 카드 등의 분할결제마저 막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카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정아무개(35)씨는 “설계할 때 이런 방식의 포인트 적립을 예상 못한 것은 카드사의 실책 아니냐”며 “발급할 땐 혜택을 강조하더니, 이제 와 일방적으로 줄이는 것은 횡포”라고 말했다. 한 대형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누리꾼은 “상담원에게 항의해봐야 소용없다. 단체로 금감원에 민원을 넣자”며 금감원 민원 사이트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관계자는 “더모아 카드 뿐 아니라 개인 신용카드 전부에 대해 분할결제 제한을 하기로 했다”며 “가맹점 표준약관상 하나의 거래를 2개 이상 쪼개 결제하지 못하도록 돼 있어 약관 위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도시가스 요금 분할 결제는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제도인데, 이런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맹점 한 곳에서 여러 번에 걸쳐 결제하는 게 모두 약관 위반은 아니다. 통신요금처럼 하나의 거래를 쪼개 결제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거래가 여러 건 발생한 경우에는 결제 횟수가 제한되지 않는다. 즉, 일부 소비자들이 적립금을 더 많이 쌓기 위해 주유소에서 여러 번에 걸쳐 주유를 하는 행태는 모두 개별 거래라 약관 위반으로 인한 제한 대상이 아니다.

유선희 기자 [e-mail] 남지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