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업계는 소스에 진심이다?’
라면 업계가 인기 상품을 활용한 소스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거친 뒤 이어진 고물가 행진에 외식 대신 집밥을 택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4일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짜파게티 만능소스를 새롭게 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984년 출시 이후 라면 시장 판매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농심의 메가 브랜드인 짜파게티를 활용한 소스다.
이번에 농심이 출시한 짜파게티 만능소스는 볶은 춘장과 양파, 파, 풍미유 등을 사용해 짜파게티 특유의 감칠맛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게 농심 쪽의 설명이다. 짜파게티 만능소스는 볶음밥, 떡볶이는 물론, 어묵무침, 진미채 등 반찬류에도 사용이 가능하고, 쌈장이나 피넛버터와 섞어 고기·만두를 찍어 먹는 디핑소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작은 페트 용기에 담아 캠핑 등 야외활동을 할 때도 손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게티는 자신만의 비법을 재창조하는 ‘모디슈머’ 레시피의 대표 제품으로 꼽힐 만큼 다양한 식재료와 조화를 이미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았다”며 “이 소스 하나면 매일매일 ‘짜파게티 요리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면 업계의 소스 시장 진출은 농심이 처음이 아니다. 선두에는 ‘불닭소스’를 앞세운 삼양식품이 있다.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2018년 불닭소스를 출시한 삼양은 오리지널 불닭소스, 까르보불닭소스, 불닭마요에 이어 최근엔 불닭치폴레마요까지 내놓으며 상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삼양 집계를 보면, 소스 매출은 지난해 290억원을 기록해 전년도에 견줘 36% 증가 폭을 보였다. 삼양은 “향후 불닭소스를 1천억원 규모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팔도 역시 ‘팔도비빔장’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 바 있다. 2017년 출시한 팔도비빔장은 지난해 말 누적 판매량 2천만개를 돌파했다. 최근엔 저칼로리 추세에 맞춰 기존 제품의 6분의 1로 열량을 낮춘 저열량 팔도비빔장과 사용이 간편한 스틱형 비빔장도 선보였다.
라면 업계가 소스 시장 진출에 앞다퉈 나선 것은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까닭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집계를 보면, 국내 소스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3700억원에서 2020년 2조원대로 커졌고, 2022년엔 2조3천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라면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를 지나면서 혼밥·집밥이 늘었고, 여기에 먹방 유튜브가 인기를 끌고 야외 캠핑족까지 늘면서 나만의 레시피를 강조하는 유행이 생겨났다. 외식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이런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시장은 앞으로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스의 경우, 메가 히트작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을 이미 사로잡은 라면 업계가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으로 이 부분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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