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엔에스에서 ‘먹태깡의 미투제품’으로 불리는 과자들. 에스엔에스 갈무리
“새로운 유행이냐, 고질적 베끼기냐?”
지난 6월 농심에서 출시한 ‘먹태깡’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제과업계와 편의점업계에서 유사상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한편에선 맥주에 어울리는 ‘어른용 과자’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또 한편에서는 ‘인기제품에 쉽게 올라타는 베끼기’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시중에는 먹태깡과 유사한 ‘청양마요맛’을 내세운 새로운 스낵이 5종이나 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롯데웰푸드가 내놓은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이 있다. 노가리에 청양마요맛을 더했다. 롯데웰푸드가 기존에 판매했던 오잉 해물맛, 오잉 포차 꾸이오잉칩, 숏다리 오잉에 이은 ‘오잉 시리즈’다.
편의점 씨유(CU)는 자체(PB)브랜드 ‘헤이루’를 통해 ‘청양마요맛 새우칩’을 내놨다. 12.49%에 이르는 높은 새우 함량을 앞세웠다. 유앤아이트레이드(유앤)도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먹태이토 청양마요맛' 판매에 나섰다. 먹태이토라는 이름이 나타내듯, 먹태+포테이토(감자)라는 재료로 차별화에 나섰다. 성일제과는 쌀을 주요 성분으로 한 ‘먹태쌀칩 청양마요맛’을, 미픽은 옥수수의 고소한 맛을 강조한 ‘미니콘칩 청양마요맛’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 제품은 먹태깡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른다는 점에서 ‘미투제품’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먹태와 함께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은 노가리나 새우·감자·쌀·옥수수 등 먹태깡과 조금 다른 주재료를 썼다지만, 농심 먹태깡의 인기비결인 청양마요 조미를 곁들여 ‘맥주용 스낵’이라는 지점을 공략한 점에서는 차이가 없는 탓이다. 지난 6월26일 출시된 먹태깡 초도물량이 5일 만에 완판된데 이어 지난 11일 기준 누적 판매량이 540만봉을 넘어서는 등 돌풍을 일으키자 비슷한 콘셉트를 내세워 업혀가려 한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먹태깡에 이어 나온 롯데웰푸드 노가리칩은 편의점에서 발주중단 사태까지 빚는 등 먹태깡의 인기를 이어받은 바 있다.
이런 까닭으로 일부 누리꾼들은 “먹태깡에 승선한 후발주자들을 보면, 한국 제과업계의 고질적 베끼기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과거 허니버터 열풍 때 비슷한 제품이 줄줄이 나왔지만 모두 사장된 것과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베끼기’로만 볼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전통적으로 아이들을 주 타깃으로 했던 제과업계가 농심을 시작으로 ‘어른용 스낵 시장’ 확대에 나섰다는 것이다. 제과업계 한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제과시장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신제품 개발로 시장 확대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며 “지금은 청양마요맛이지만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면서 충분히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