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관계자가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형 의류건조기 8개 제품을 대상으로 시험 평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중에서 판매하는 소형 의류건조기 제품 대부분이 ‘표준 건조용량’ 아닌 ‘최대 건조용량’을 기준으로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온 열풍으로 옷감을 건조하는 방식이라 옷감이 줄어들 확률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주요 브랜드의 소형 의류건조가 8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그 가운데 7개 제품은 에너지효율등급 인증 용량인 표준 건조용량이 아닌 ‘최대 건조용량’ 기준으로 표시·판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미닉스(MNMD-110G)·신일전자(SCD-T03CP)·오아(OET-001WH)·위니아(WWR03SGDV(A))·위닉스(HS2E400-MEK)·청호나이스(CH-03ESB)·한샘(HAF-DR420WH)·한일전기(HLD-5100W) 등 8개 제품이다. 이 가운데 한일전기만 ‘표준 건조용량’과 ‘최대 건조용량’을 같게 표시·판매하고 있었다.
이에 소비자원 쪽은 “표준 건조용량으로 일원화해 표시하도록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며, 업체 쪽에도 자율적 개선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백승일 한국소비자원 전기전자팀장이 21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소형 의류건조기 8개 제품을 대상으로 시험 평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조사 대상인 소형 의류건조기 제품은 주로 저온제습(히트펌프) 방식으로 내부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대형 의류 건조기와는 달리 고온 열풍으로 옷감을 건조하는 히터 건조 방식을 택하고 있어 자연 건조에 견줘 의류수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면 소재의 경우, 건조기 사용 때 총 길이가 평균 3.9% 수축했다.
소비자원 쪽은 “섬유 재질 등에 따라 수축 정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건조기 사용 시 의류 취급표시(라벨)를 확인하고, 면 소재 등 수축이 우려되는 의류는 자연 건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소비자원 조사결과 제품별로 건조시간이나 에너지 소비량 등에도 성능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준으로 동작했을 때, 건조 시간이 제품별로 최대 1시간 23분까지 차이가 났다. 한일전기 제품이 1시간 43분으로 가장 짧았고, 오아 제품이 3시간 6분으로 가장 길었다.
에너지 소비량 역시 제품별로 최대 1.6배까지 차이가 났다. 한샘 제품이 1565Wh로 가장 적었고, 한일전기 제품이 2543Wh로 가장 많았다. 오아, 위니아, 위닉스, 한일전기 등 4개 제품은 세탁물량이나 건조 정도에 따라 시간이 자동으로 조절돼 소량 건조 때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있었다. 1년 160회 사용을 기준으로 전기요금은 한샘이 4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한일전기가 6만5천원으로 가장 많이 들었다.
제품 가격과 건조 기능, 건조 시간 등 평가항목을 고려했을 때 가격 대비 성능은 위니아 제품이 가장 좋았다. 한일전기 제품은 건조시간이 짧고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세탁물을 건조할 수 있었다.
소형 의류건조기 작동 때 발생하는 소음은 평균 63데시벨(dB)로 전자레인지(평균 57dB)보다 높았고, 드럼세탁기(평균 69dB)보다는 낮았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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