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믿고 ‘로켓직구’…함량 다른 저가품이 배송됐다

함량 높은 오메가3 제품 ‘핫딜’ 판매 뒤 함량 낮은 제품 배송

제보자가 최초 구매했던 쿠팡의 상품 페이지. 디에이치에이(DHA)와 이피에이(EPA) 등 불포화 지방산이 750㎎ 함유돼 있다고 돼 있으나, 실제론 300㎎의 저가형 제품이 배송됐다. 제보자 제공

“사기를 당한 기분입니다.”

최근 쿠팡 로켓직구를 통해 오메가3 제품을 구매한 최아무개씨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상품 상세 페이지를 통해 평소 먹던 제품과 같이 디에이치에이(DHA)와 이피에이(EPA) 등 불포화지방산 고함량(750㎎) 제품으로 확인한 뒤 주문했으나, 배송된 제품은 이와는 달리 불포화 지방산 함유량이 절반도 채 되지 않는(300㎎) 저가형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쿠팡 쪽에 항의해 환불받은 뒤 ‘공지를 올려 구매자 모두가 교환·환불받을 수 있도록 조처를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쿠팡 쪽은 슬쩍 상세 페이지 설명만 고쳤다. 모르고 복용한 사람만 호구가 되는 꼴”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23일 최씨와 쿠팡 말을 종합하면, 쿠팡이 10~11월 ‘로켓직구’ 서비스를 통해 판매한 ‘EVL 오메가3 제품(불포화지방산 함유량·750㎎)은 실제로는 저가형 제품(300㎎)이었다. 로켓직구는 쿠팡이 직접 국외에서 상품을 조달해 평균 3∼5일 만에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제품 판매자가 쿠팡이란 뜻이다. 실제 이 상품 판매자도 쿠팡 플랫폼 입점업체가 아닌 ‘쿠팡 글로벌 엘엘씨(LLC)’로 등록돼 있다. 이런 까닭에 소비자들은 쿠팡이 ‘눈속임 판매’를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이에 대해 쿠팡 쪽은 한겨레에 “제조사가 상품 성분 정보를 업데이트하지 않았음을 확인해 이를 인지한 즉시 정보를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쿠팡이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서비스임에도 판매 정보를 잘못 기재한 책임을 제조업체에 떠넘기는 해명이다.

쿠팡 쪽에 전체 공지를 통한 환불을 요구한 제보자와 쿠팡 상담사의 대화 내용. 제보자 제공

성분 함량이 차이가 나는 오메가3 제품을 배송받은 소비자는 상당수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품은 한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에 ‘역대급 핫딜’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특히 이 커뮤니티에는 지난 3일부터 판매할 때 내용과 다른 상품을 배송한 쿠팡을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고 댓글도 수십개 달렸다. “속았다” “전형적인 눈속임 판매”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이 제품을 구매했다는 한 누리꾼은 “겉모습이 너무 비슷해 성분 함량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동일한 제품이 배송된 것으로 착각할 수밖에 없다. 쿠팡에 (뒤)통수 맞은 느낌”이라고 적었다.

제보자 최씨는 “쿠팡은 판매 정보 수정은 물론이고, 이미 구매한 소비자에게도 (그 사실을) 공지나 안내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파악해 구매자들이 직접 항의하지 않더라도 환불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쿠팡 쪽은 “해당 기간 동안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환불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환불 대상 고객 규모나 환불 절차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소비자가 구매한 750㎎ 제품(왼쪽)과 실제로 쿠팡이 배송한 제품. 소비자 입장에선 겉으로 봐서 차이점을 구별하기 어렵다. 뒷면 성분 표시를 꼼꼼히 봐야만 서로 다른 제품을 인지할 수 있다는 것이 제보자 주장이다. 제보자 제공

유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