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피코크가 내놓은 ‘1만원 미만 밀키트’ 4종. 이마트 제공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물가에 서민의 시름이 깊어가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이른바 ‘가성비’를 앞세운 다양한 시도로 소비자의 주머니를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깨우려는 전략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형마트가 이런 시도의 맨 앞 줄에 섰다. 이마트는 ‘1만원 미만 가격의 밀키트’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기존 국·탕류 중심이던 1만원 미만 밀키트의 범위를 일품 요리류로 확장해 다양한 메뉴를 부담 없는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피코크는 ‘애호박 돼지찌개’ ‘고추잡채&꽃빵’ ‘콩나물 불고기’ ‘돼지고기 김치찜’ 등 밀키트 4종을 각각 9980원에 선보였다. 기존 유사한 상품을 실속형 밀키트로 리뉴얼해 원래보다 33%까지 가격을 낮췄다. 2인분 기준이므로, 1인분에 5천원 이하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이마트 쪽의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핵심 재료가 아닌 부재료 구성을 간소화하고 개별 포장된 소스를 하나로 합치는 등 부수적인 공정을 줄여 원가를 낮췄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고추잡채&꽃빵’의 경우, 존재감이 작은 죽순·버섯은 제외하고, 개별 포장됐던 소스와 고추기름을 하나로 합치는 식이다. 이마트는 또 해산물을 가득 담은 쟁반짜장 밀키트도 1만원 미만 가격에 선보이기 위해 개발 중이다.
인천 영종도 롯데마트 리퍼브 숍에서 상품을 살펴보는 고객 모습.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는 ‘리퍼브 상품 할인 판매’를 내세웠다. 롯데마트는 다음달 6일까지 일산서구 주엽점 등 23개 점포에서 리퍼브 상품을 할인해 판매한다.
리퍼브 상품은 매장에 전시됐거나 유통 과정 중 미세한 흠집이 생겨 반품된 것을 재정비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상품이다. 자원 재활용이라는 의미는 물론 가성비가 높은 탓에 리퍼브 상품의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롯데마트의 올 1~10월까지 리퍼브 상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0배 늘었다.
이번 리퍼브 제품 할인 행사는 롯데마트 내 입점한 리퍼브숍에서 가전, 가구, 생활용품 등 다양한 상품에 대해 20% 추가 할인혜택을 적용해 균일가로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반 상품 대비 7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던 리퍼브 상품인 만큼 이번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80% 이상 싸게 구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리퍼브 상품에 대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음달 초엔 광주 서구 월드컵점에 약 300평 규모의 리퍼브 매장을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중량은 22% 늘리고, 가격은 990원에 맞춘 지에스25의 ‘유어스면왕’. 지에스25제공
편의점 지에스(GS25)는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춘 용기면 ‘유어스면왕’을 내놨다. ‘슈링크플레이션 역주행 상품’임을 내세웠다. 이 상품은 비슷한 용기면에 견줘 중량은 22% 늘리고, 가격은 990원에 맞춘 것이 특징이다. 통신사·구독서비스 등 할인을 적용할 경우, 최저 690원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에스25 쪽의 설명이다. 지에스25 관계자는 “고물가 속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속에 내놓은 역대급 가성비 상품이라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