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력기업들 주가 줄줄이 하락

케미칼, 최대 실적에도 6% 떨어져
롯데쇼핑 2분기 영업이익 35% 감소
경영권 분쟁 따른 이미지 훼손 ‘발목’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운영하는 롯데그룹의 주력 기업인 롯데쇼핑의 지난 2분기 영업실적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경영권 분쟁 후 상장사 주가 등락률

롯데쇼핑이 7일 공시한 2분기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보면, 매출액은 7조22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022억원으로 35.3%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957억원으로 61.6% 감소했다. 5월 하순부터 약 두 달 동안 계속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로 인한 소비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다른 유통기업들에 비해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가장 높고 매장 수도 가장 많아 더욱 타격이 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날 롯데쇼핑의 주가는 22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로 롯데그룹 총수 가족의 ‘경영권 분쟁’이 보도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 종가는 22만5000원이었다.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대주주들의 지분 매입 경쟁에 대한 기대감으로 롯데쇼핑 주가는 지난달 30일 25만8000원까지 급등했으나 이내 고꾸라졌다. 정치권과 정부 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 불매운동 등으로 그룹 이미지가 크게 나빠진 데다 경영실적 악화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인 롯데케미칼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는데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롯데케미칼은 2분기 영업이익 6998억원, 순이익 460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58.5%, 790.3%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27일 종가 기준 25만5500원이었던 롯데케미칼 주가는 7일 24만500원으로 5.87% 떨어졌다.

투자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 자료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7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도 소주 ‘처음처럼 순하리’가 큰 성공을 거뒀고 맥주 ‘클라우드’가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가는 덕분이다. 그러나 롯데칠성 주가 역시 지난달 27일 222만9000원에서 7일 217만원으로 2.65% 내려앉았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0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제과의 주가도 지난달 27일 185만2000원에서 7일 181만4000원으로 2.05% 떨어졌다.

롯데그룹 계열사 중 상장사는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하이마트, 롯데손해보험, 현대정보기술 등 8곳이다. 이중 5곳의 주가가 지난달 27일 이후 열흘 사이 떨어졌고, 3곳만 올랐다. 이 기간 동안 8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24조4559억원에서 23조7863억원으로 6696억원 감소했다.

유신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