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발생 뒤 일부 가축시장 폐쇄 등의 조치가 잇따르자 쇠고기·돼지고기 도맷값이 들썩이고 있다.
10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도맷값 집계 자료를 보면, 지난달 31일 쇠고기 1등급 가격(1㎏)은 1만5653원이었는데 9일에는 6.3% 오른 1만6633원을 기록했다. 돼지고기 1등급 도맷값(1㎏)도 같은 기간 7.6% 상승해 4714원이다. 8일보다는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일시 이동중지 명령이 끝난 시점인 7일 밤 12시 이후 소·돼지를 시장에 내놓은 농가가 많아져 공급이 잠시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들썩이는 고기 값은 구제역 위기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되고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가축시장이 폐쇄되면서 더욱 불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들은 도맷값 상승에는 일부 중간 유통업자들의 사재기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상들이 미리 물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대형마트들은 7~10일치 재고분이 있어 당장 도맷값 상승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구제역 영향이 장기화하면 대형마트도 판매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만약 구제역이 돼지로도 확산되면 돼지고기 값은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는 국산 비율이 90%가 넘어 공급 불안의 영향을 더 받는다. 유통 쇠고기 중 국산 비중은 절반에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시기의 돼지고기 수요 증가도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연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쇠고기와 돼지고기 값이 계속 뛰면 수입을 확대하는 등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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