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뒤 중국 여행객 등이 줄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던 화장품 업계의 올 1분기 매출 실적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대 화장품 기업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과 엘지(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에 5%대의 매출 신장세를 보였다. 5일 두 회사 실적을 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분기 매출은 한해 전보다 5.5% 증가한 1조8554억원, 엘지생활건강 1분기 매출은 5.4% 증가한 1조6007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7% 감소한 3785억원, 엘지생활건강은 11.3% 늘어난 2600억원이었다. 사드 우려에도 중국 사업 매출은 약 25∼30% 성장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피리·설화수·에뛰드 등이, 엘지생활건강은 후와 숨 등이 선전한 덕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매출 신장세를 이어간 것은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에서 고급 브랜드 매장을 늘려가는 한편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중화권에 집중된 매출을 중동·동남아시아 등으로 다변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구 1천만명 규모의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적극 진출하고, 이 지역 수요에 맞춰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말레이시아에 생산기지를 마련 중이다. 또 올해 중동 시장에서 메이크업 브랜드인 ‘에뛰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엘지생활건강은 고급 제품군 매장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엘지생활건강 관계자는 “후와 숨37 등 브랜드 매장을 중국 현지에서 183곳까지 확대해 고급 화장품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1998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호치민과 하노이의 주요 백화점에 매장 23곳을 운영하면서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시장 다변화도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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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업계는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달 수출입 동향을 보면, 4월(1∼20일) 화장품 총수출액은 전년보다 2.6% 줄어, 2012년 1월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대중 수출액은 전년 대비 5.6% 줄어든 7700만달러였다. 이 때문에 사드 보복이 화장품 업계에 끼칠 영향은 이제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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