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별 배치→특화 존…백화점 ‘매장의 재구성’

매장 중심 아닌 여행·운동 등 목적에 따른 구성
여행 관련 ‘조닝’ 활발, 롯데·현대 등이 운영 중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의 운동 관련 전문존 ‘마이피트니스스튜디오’ 사진제공 롯데백화점

1층 화장품·명품, 2~3층 여성복, 4~5층 남성·스포츠의류 등으로 나뉘는 곳, 백화점이다. 층별 배치가 별반 차이가 없던 백화점 안에 구획 변화가 일고 있다. ‘여행’이나 ‘혼수’, ‘운동’ 같은 목적별로 배치하는 이른바 ‘조닝’(Zoning)이 늘어나고 있다.

8일 주요 백화점의 설명을 종합하면, 조닝은 단일 브랜드 매장으로 나누지 않고 목적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를 한데 모으는 것이다. 백화점이 전통적인 배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쇼핑 효율과 다양한 브랜드의 경험이라는 두가지 장점을 강조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운영 중인 여행 전문존 ‘트래블갤러리’ 사진제공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최근 여행 가방 전문 업체인 쌤소나이트와 합작해 약 500㎡(150평)에 이르는 여행 전문 쇼핑 공간 ‘라이프 이즈 저니(Life is journey)’를 열었다. 쇼핑과 함께 다양한 여행 관련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여행 상품 존, 여행사 존, 카페 존 등 8가지 존으로 꾸며져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여행 특화 공간인 ‘트래블갤러리’를 운영한다. 이곳은 여행용품 편집숍과 여행사, 여행 관련 북카페 등은 물론 여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관도 있다.

옷도 성별이나 연령에 따라 층별로 배치하던 것에서 벗어나 ‘운동’ ‘가족’ 등 목적에 따라 모아 팔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5층은 가족 단위 쇼핑객들을 위한 ‘패밀리층’으로 꾸몄다. 남성복·여성복·아동복을 한 층에 모았고, 장난감 매장과 함께 어린이책미술관, 회전목마 등 어린이 소비자들을 위한 시설도 있다. 최근 새로 단장한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운동 관련 전문 쇼핑공간인 ‘마이 피트니스 스튜디오’를 차려 운동복을 비롯해 운동용품과 책, 관련 식음료 등 20여개 관련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혼수전문점 사진제공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이미 새로운 배치를 실험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3층에 예물은 물론 생활용품 등 혼수 관련 매장을 마련하는 등 목적별 구획을 중점으로 새롭게 배치해 지난해 8월 다시 문을 연 지 1년 만에 매출이 20% 올랐다. 이정욱 신세계백화점 패션연구소 상무는 “고객 입장에서 매장을 구성한 강남점 성공에서 볼 수 있듯, 백화점들은 앞으로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매장 구성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