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옥션 등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미국계 기업 이베이코리아가 광고대행사를 상대로 다른 곳과 계약을 하지 말라고 요구해 ‘갑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관련기사: 온라인몰 ‘공룡 이베이’, 광고대행사에 ‘전속 족쇄’) 중소업체인 광고대행사들은 매출이 30% 이상 줄어든다며 고통스러워 한다. 이베이는 ‘비밀유지’를 이유로 내세우지만, 업계에선 광고대행사의 팔을 비틀어 경쟁업체인 11번가 등을 견제하려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부분은 불공정행위 가능성이 높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베이는 온라인쇼핑 시장의 ‘공룡’이다. 오픈마켓 가운데 이베이의 G마켓(38%), 옥션(26%) 점유율은 60%가 넘어 시장 지배적 사업자다. 공룡의 탄생에는 정부 도움도 컸다. 이베이가 2001년 옥션에 이어 2009년 G마켓을 인수했고,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두 회사의 합병을 조건 없이 허용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합병 승인에 ‘외국기업에 대한 특혜’라며 반발했다.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불공정행위를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합병 뒤 이베이가 지금까지 보인 모습은 실망스럽다. 이베이는 광고대행사 ‘갑질’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분쟁 해결에도 소극적이다.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분쟁 조정을 거부한 기업 1위는 이베이(17건)다. 분쟁 조정을 상습적으로 거부한 10대 기업에 4년 연속 포함되기도 했다.
수익보다 많은 배당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난해 93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이베이코리아는 1261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베이코리아는 미국 이베이가 100% 지분을 갖고 있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고스란히 미국으로 빠져나간 셈이다. 높은 배당에 비해 기부금은 ‘쥐꼬리’ 수준이다. 해마다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도, 지난해 기부금은 7250만원으로 매출 대비 0.0083%다. 그나마 2015년 950만원보다는 늘어난 액수다.
이처럼 소비자 분쟁에 소홀하고, 중소업체 상대로 한 ‘갑질’, 국부 유출 논란, 초라한 기부금에도 이베이는 승승장구다. 매출이 2013년 6622억원에서 지난해 8633억원으로 30.4%나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이 높아 소비자들이 꾸준히 이용하고 있어서다. 자칫 이베이가 한국 시장을 ‘봉’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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