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진열 위치 변경하기로”
DHC, 자회사 방송서 불매운동 비하
“일본인이 한글 통일시켜” 역사 왜곡
비난 여론 일자 인스타 댓글 차단
디에이치시(DHC) 브랜드 소개 이미지. 디에이치시 누리집 갈무리
국내 일부 헬스앤뷰티(H&B) 업체가 자회사 방송을 통해 ‘혐한’ 논란을 일으킨 일본 화장품 업체 디에이치시(DHC) 제품의 판매나 발주를 중단하기로 했다.
12일 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지에스(GS)리테일이 운영하는 헬스앤뷰티 점포 랄라블라는 이날부터 디에이치시 제품의 온라인 판매를 중단하고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추가 발주를 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입고된 제품은 진열 위치를 매장 구석으로 바꾸기로 했다. 롯데쇼핑의 롭스도 오프라인 점포 진열 대상에서 제외하고 온라인몰에서도 노출하지 않고 있다. 씨제이(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은 아직 대응방안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일부 매장에서 진열 위치를 변경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가맹점 재고 부담이 생길 수 있어,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디에이치시는 최근 한국 불매운동을 비하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을 담은 자회사 ‘디에이치시 테레비’ 방송으로 논란이 됐다. 이 방송 출연자들은 “한국은 원래 바로 뜨거워지고 바로 식는 나라”라며 일본산 불매운동을 깎아내리거나 한글에 대해 “일본인이 한글을 통일시켜서 지금의 한글이 탄생했다” 등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후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디에이치시코리아 인스타그램 계정 등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댓글 기능을 차단해 빈축을 샀다.
화장품 제조전문 업체인 한국콜마의 윤동한 회장이 정부의 대일본 대응 비판과 여성 혐오 발언을 담은 유튜브 방송을 직원회의에서 틀어 논란이 되자 지난 11일 사퇴한 데 이어, 디에이치시에 대한 국내 유통업체의 대응이 발 빨라진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7월 일본 맥주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어 초기에 선을 그어 여파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디에이치시의 경우 취급 상품이 많지 않아 비교적 빠르게 결정했다”고 했다.
2002년 한국에 진출한 디에이치시는 ‘딥 클렌징 오일’ 등을 대표제품으로 앞세우며 헬스앤뷰티 점포, 대형마트 등에 입점했다. 디에이치시는 이르면 오는 13일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관련 영상] 한겨레 라이브 | 이슈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