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의 또다른 의류 브랜드 지유(GU)가 예정대로 국내 2호점을 내기로 했다. 유니클로와 일부 공간을 공유하는 ‘공동 점포’ 형태로 운영하기로 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취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한국 유니클로와 지유를 운영하는 에프아르엘(FRL)코리아는 오는 30일 롯데몰 용인 수지점에 2호 매장을 연다고 28일 밝혔다. 쇼핑몰에 들어선 유니클로 매장 바로 옆에 위치하며, 통행로와 피팅룸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에프아르엘코리아 쪽은 “소비자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대표브랜드인 유니클로가 불매운동 집중 대상이 된 것이 지유의 출점 계획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차질없이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에프아르엘코리아 쪽은 “지난해 이미 임대 계약이 완료됐고, 임대업체 쪽으로부터 일정 변경 등 요청이 없었던 만큼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달 6일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내 3호점도 문을 연다.
지유는 유니클로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탓에 그간 불매운동 영향을 덜 받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2004년 일본 패스트리테일링(51%)과 롯데쇼핑(49%)이 출자해 만든 에프아르엘코리아는 10여년간 패스트리테일링 다수 브랜드 가운데 유니클로를 앞세워 국내에서 입지를 넓혀왔다. 지유는 지난해 9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첫 매장을 열며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지만 아직 브랜드 인지도는 떨어진다.
에프아르엘코리아는 지유 2호점 점포 일부 공간을 유니클로와 공유하는 형식으로 운영해 불매운동 여파보다 시너지 효과를 노려보겠다는 계산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신규 점포 개장 초기에 각종 마케팅 및 관계 브랜드의 후광효과로 인지도가 높아진다”며 “여전히 유니클로 제품을 선호하는 충성고객이 일부 있는 만큼, 타깃 소비자층에 대한 지유의 브랜드 인지도는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니클로는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 국내 일본산 불매운동을 깎아내리는 본사 임원 발언으로 ‘노재팬’ 운동의 중심에 섰다. 오카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달 11일 “한국 불매운동이 장기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만큼 오래 가지 않을 것” 등 발언을 내놨다가 입길에 올랐다. 이후 국내 법인 에프아르엘코리아가 기자들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가 ‘반쪽 사과’라는 비판이 일자 나흘 만에 한국 법인과 일본 본사 공동명의로 사과문을 냈다. 국내 주요 카드사의 가맹점 신용카드 매출액 집계를 보면, 지난 7월 넷째주 기준 유니클로 매출액은 6월 넷째주 대비 70%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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