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가 극우 성향의 유튜브 방송을 직원회의에서 틀어 논란이 된 한국콜마 이사회에서 일본인 이사 3명이 일제히 사임했다. 일본산 불매운동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친일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조처다.
한국콜마는 4일 “사내이사칸자키 요시히데와 칸자키 토모지, 사외이사 이시가미 토시유키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 의사를 전달했다”고 공시했다. 이들은 각각 일본콜마의 대표이사, 회장, 상무를 맡고 있다. 요시히데 사내이사와 토모지 사내이사는 2021년 3월까지, 토시유키 사외이사는 내년 3월까지 임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1년 만에 사퇴한 것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와 일본콜마의 연관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양쪽 기업 경영에 부담을 느낀 일본인 이사들이 사임 의사를 밝혀왔다”고 했다.
한국콜마는 지난달 6~7일 임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월례회의에서 윤동한 전 회장이 극우 유튜버 영상을 튼 사실이 알려지며 불매운동의 정점에 올랐다. 이 영상에는 일본의 무역보복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는데,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 등 발언이 직원회의에서 방송됐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윤 회장은 지난달 11일 경영에서 물러났고, 이후 아들 윤상현 사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윤 회장 사퇴 뒤에도 일본 법인과 연관성이 입길에 오른 것이 일본인 이사들의 사임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콜마는 한국콜마 지분을 12.14% 갖고 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 사업상 연관성은 없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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