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을 앞두고 식품·유통기업들이 무료 서체를 내놨다. 최근 ‘뉴트로’(복고의 재해석) 열풍을 반영해 옛 서체의 느낌을 가미한 게 특징이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8일 ‘배달의민족 을지로체’(woowahan.com/#/fonts, 9일 공개)를 선보였다. 20~30대에게 인기를 끄는 서울 중구 을지로의 복고풍을 담았는데, 간판 장인들의 함석판이나 나무판에 붓으로 쓴 글씨를 재해석했다고 회사 쪽은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2년 ‘한나체’를 내놓은 뒤 주아체·도현체·연성체·기랑해랑체를 비롯해 한나체 에어/프로 등 1~2년에 한번 서체를 내놓고 있다.
빙그레도 윤디자인그룹과 함께 대표제품 ‘메로나’의 로고 디자인을 소재로 한 ‘빙그레 메로나체’(bingfont.co.kr)를 내놨다. 빙그레는 “메로나의 네모난 형태와 산뜻한 느낌을 글꼴로 표현했다”고 했다. 앞서 ‘바나나맛우유’와 ‘투게더’를 소재로 한 ‘빙그레체’, ‘빙그레체Ⅱ’ 등의 다운로드 건수가 100만건에 이르는 등 높은 인기를 끈 바 있다.
‘애국 마케팅’ 등 일환으로 한글 서체 개발에 나선 기업도 있다. 지에스(GS)칼텍스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올초 ‘독립서체 한용운’, ‘독립서체 윤봉길’, ‘독립서체 백범 김구’를 배포했다. 지난 7일 온라인서점 예스24도 창립 20주년을 맞아 ‘예스체’, ‘예스 명조체’, ‘예스 고딕체’를 소개했다. 이 회사는 “문화 콘텐츠 중심(허브)으로서 예스24의 서비스 속도, 신뢰감, 미래지향성 등을 담았다”고 했다. 특허청 집계를 보면, 2005년 이후 한글 서체는 모두 852건 출원돼 연평균 57건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글 서체 개발은 다른 사회 공헌 활동 대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이미지를 제고하는 효과가 크다”며 “특히 밀레니얼 세대 중심으로 캘리그라피 등 손글씨 유행과 복고 열풍이 이어지고 있어 (서체 개발이) 고객층 확보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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