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수도권 아파트 24개소 조사
필터 수명 3∼6개월인데 9년까지 교체 안 된 곳도
필터 수명 3∼6개월인데 9년까지 교체 안 된 곳도
아파트 환기설비 관리 책임이 거주자에게 있음에도 이에 대해 잘 알지 못해 필터 교체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 아파트 24개소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필터가 설치된 아파트 20개소 중 14개소의 필터 성능이 떨어졌다고 6일 밝혔다. 아파트 환기설비의 필터는 바깥 공기를 정화해 실내로 유입하는 역할을 하는데, 대체로 아파트 보일러실이나 실외기실에 있어 필터 관리 주체는 세대주라고 한다. 필터 권장 교체 주기는 국토교통부의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따라 3~6개월(2천~4천시간)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대상인 20개 필터 모두 최소 2년~최대 9년까지 교체되지 않아 먼지와 곰팡이 등 위생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개 중 14개(70%) 필터는 공기정화성능이 60% 미만으로, 자칫 거주민이 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도 크다고 소비자원은 덧붙였다.
이 밖에도 조사대상 아파트 24개소 중 20개소(83.3%)는 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령된 날에도 관리사무소를 통해 환기설비 가동 안내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7개소(29.2%)의 거주자는 세대 내 환기설비 위치를, 14개소(58.3%)의 거주자는 필터 교체의 필요성을 알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환기설비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토부에 아파트 환기설비 유지관리 매뉴얼에 대한 홍보 강화를 요청하고, 각 지자체에 조례 제정을 통해 아파트 주민들에 대한 환기설비 사용·관리 및 주기적인 필터 교체 안내를 의무사항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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