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블로 피카소 미술품 운송에 투입된 대한항공 화물기. 대한항공 제공
유명 작가 미술품 운송은 특수화물 중에서도 최고의 노하우가 필요하다. 작품이 손상되지 않도록 충격을 최소화하고 습도 등을 최적의 조건 상태로 운송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난 등 보안에도 남다른 신경을 써야 한다.
대한항공은 KE504 화물기를 통해 20세기 최고 예술가로 불리는 입체파 거장 미술가 파블로 피카소의 미술작품 110여점의 항공 운송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30일 밝혔다. 대한항공은 “지난 16일부터 총 4회에 걸쳐 피카소의 유화·조각·세라믹 작품을 순차적으로 운송했다. 22t 분량으로 가치로 환산하면 수조원대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안전한 운송을 위해 작품의 밀봉 상태를 세심하게 검사하고 항공기를 가장 가까운 주기장에 배치해 지상 이동을 최소화하는 등 보안을 강화하고,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 첨단 정보통신(IT) 기술을 통한 출발·도착지 간 화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등 50년 화물사업 노하우를 총동원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운송한 피카소 작품은 5월1일부터 8월29일까지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이 소장한 피카소 작품을 국내 최대 규모로 소개하는 ‘파블로 탄생 140주년 특별전’에 전시된다. 입체주의(큐비즘) 창시자인 피카소는 사물을 바라보는 새롭고 다층적인 시선을 화폭에 담아낸 현대미술의 거장이다. 대한항공은 전시회를 마치고 파리로 돌아가는 작품 운송도 맡는다.
화물 운송 사업의 경쟁력은 특수화물의 안전한 운송 능력이다. 대한항공은 1971년 미국 태평양 노선에 화물기를 투입하는 것으로 항공 화물사업에 뛰어든 이후 온도·습도 조절이 절대적인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런던 국립미술관 등의 예술품을 수송하는 등 특수화물 운송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등 의약품의 항공 운송 전문성과 우수성을 증명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국제표준인증(CEIV Pharma)도 취득했다.
대한항공은 차별화된 특수화물 운송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8일 국내 생산 코로나19 백신 원료를 영하 60℃ 이하 상태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수송했고, 지난 2월24일에는 국내 생산 코로나19 백신 완제품을 태국·베트남으로 수송했다. 2월26일에는 코로나19 화이자(Pfizer) 1호 국내 백신을 성공적으로 운송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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