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버텨내기 위해 시작한 무착륙 비행 상품으로 초·중·고 학생 수학여행·체험학습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제선은 면세점 이용과 해외여행 욕망 해소, 국내선은 수학여행·체험학습 대안 프로그램으로 무착륙 비행 마케팅을 이원화하는 모양새다.
에어부산은 6일 부산 남성초등학교 학생 80명을 대상으로 첫 ‘무착륙 학습비행’을 진행했다. 국내에서 학생 대상 무착륙 학습비행 운항은 에어부산이 처음이다. 에어부산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해부터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는 초·중·고 학생들에게 항공산업의 진로체험과 이색 체험활동을 통해 교육·여행 기회와 함께 소중한 추억도 만들 수 있게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경쟁 항공사들도 유사 상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의 무착륙 학습비행은 총 6시간짜리 프로그램이다. 기존 항공 전공 대학생 대상 실습 프로그램을 초·중·고 학생 현장체험학습용으로 확대했다.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에어부산 사옥에 있는 목업(A321-200 항공기 기내를 똑같이 재현) 시설에서 체험 학습, 조종사와 승무원 등 항공 종사자 직무 소개, 유니폼 시범 착용 및 기내서비스 체험, 무착륙 비행 체험 등이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무착륙 비행 체험은 김해국제공항을 이륙해 포항·강릉·서울을 거쳐 다시 김해공항으로 되돌아오는 2시간 비행이다. 기내에서는 기내 방송 및 서비스 체험 등 승무원의 실제 직무를 체험해본다.
비용은 1인당 20만원 안팎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지난해에는 대다수 학교가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을 취소했지만 올해는 안전이 확보된 새로운 형태로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일본은 올해부터 단기 일정 위주의 수학여행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가상 투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학여행이 재개되고 있다”며 “무착륙 학습비행이 코로나19 대유행 시대 새로운 수학여행과 체험학습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교육청이 대안 수학여행·체험학습 비용을 지원하다 보니 부산지역 초·중·고교들의 문의가 많다. 김해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만큼 울산과 경남 지역 학교들의 신청도 받을 계획”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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