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가계대출금리가 3%에 바짝 다가섰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금리는 2년2개월 내 최고치로 올랐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선 영향인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 상승세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27일 한은이 발표한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예금은행의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한달 새 0.07%포인트 오른 연 2.99%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0월(3.01%)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금리는 0.07%포인트 오른 2.81%로 2019년 5월(2.93%) 이후 2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대출금리는 0.14%포인트 급등한 3.89%로 2019년 11월(3.9%) 이래 최고 수준에 올랐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가산금리는 높인 영향이 컸다. 여기에 지표금리 상승도 가세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변동금리 대출의 주요 지표인 코픽스(은행 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0.03%포인트 상승한데다 가산금리 인상으로 고금리 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한은 자료를 보면, 가계대출 가운데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은 지난 2월 2.9%에서 7월엔 4.6%로 높아졌다. 4~4.5% 미만 금리 비중도 같은 기간 1.4%에서 1.7%로 증가했다.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18.6% 수준이다.
한편,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코로나19 피해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원금 만기연장·이자유예 조처를 연장하는 방안을 시사했다. 고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금융 지원이 9월 말 시한이지만, 최근 방역 상황이 심각해지는 측면이 있다”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한 결정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금융권에서는 이자 상환 유예 연장을 걱정하는데, 그 부분도 금융권과 긴밀히 소통하며 보완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큰 틀에서 연장하되 이자 상환은 부분적으로 재개하는 등의 보완책을 병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 고 후보자는 “가계부채 관리를 최우선 역점 과제로 삼고 모든 정책 역량을 동원하겠다”며 “필요시 추가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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