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부문’이 50조6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이후 가장 큰 적자다. 코로나19로 일반정부 지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공기업 매출은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16일 ‘2020년 공공부문계정(잠정)’ 자료를 통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총지출)는 -50조6천억원이라고 밝혔다. 총수입은 883조4천억원이었는데, 총지출이 934조원을 기록했다. 공공부문은 2019년 14조7천억원 흑자에서 작년 적자로 돌아섰다. 적자 규모는 2009년 -58조원 이후 최고치다.
한은의 공공부문계정은 일반정부와 비금융공기업, 금융공기업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일반정부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총수입 대비 총지출이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일반정부 수지는 -44조4천억원을 나타냈다. 2007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큰 적자 규모다. 일반정부를 쪼개보면 중앙정부 적자가 72조8천억원으로 이 또한 적자 폭이 2007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지방정부 적자는 9조9천억원이며, 사회보장기금은 국민연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38조3천억원 흑자를 냈다. 하지만 흑자 폭은 전년(38조4천억원)에 비해 축소됐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비금융공기업은 운송·관광·에너지를 중심으로 매출액이 감소했다. 총수입보다 총지출이 많아 7조3천억원 적자를 냈다. 한국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은 1조1천억원 흑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저금리로 이자 수입 등 재산소득이 감소해 흑자 폭이 전년(3조2천억원)보다 줄었다. 2007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흑자 규모가 가장 작았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수지 비율은 -2.6%로 집계됐다. 2020년 기준으로 영국(-12.4%), 호주(-13.5%) 등에 비해서는 낮고, 스위스(-2.6%)와 비슷했다.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부문 수지는 명목 지디피 대비 –4.6% 수준이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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