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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추석인데 은행 가서 현금 좀 찾아야지…” 이젠 사라진다

등록 2021-09-17 11:59수정 2021-09-17 14:35

이번 추석 한국은행 화폐 공급량 6년 만에 최저
현금 없는 사회로 공급량 2017년부터 감소 추세
코로나19 감염 우려, 방역 조치로 수요 더 줄어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개인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개인 대출 창구 모습. 연합뉴스

명절을 앞두고 은행에서 현금을 두둑이 찾아가는 풍경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의 지갑 속 평균 현금이 5만3천원에 불과할 정도로 신용카드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이 많아져서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발생한 코로나19로 명절 대규모 가족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현금 수요가 더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17일 ‘2021년 추석 전 화폐공급 실적’ 자료를 통해 이번 추석 전 10일 동안(9월6~17일)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 순발행액은 4조8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00억원(-4.8%) 감소했다고 밝혔다. 4조8천억원 발행액은 지난 2015년 추석(4조7천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명절 화폐 수요 증가를 대비해 공급량을 조절한다. 그런데 2017년 이후 명절 화폐 순발행액은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과거 추석 때 화폐 공급량을 살펴보면, 2017년 7조원에서 2018년 5조4518억원으로 감소했다. 2019년은 5조406억원을 기록했는데, 이 때 연휴 기간은 4일로 다른 추석(통상적으로 5일 이상)보다 짧았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5조678억원을 나타낸 후 올해 4조원대로 내려왔다. 한은 관계자는 “과거 명절에는 사람들이 은행에서 현금을 찾았는데, 점점 현금 외 다양한 결제 수단이 많아지면서 2017년부터 명절 화폐 발행액이 추세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금 없는 생활’은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고 있다. 한은이 지난해 3월 발표한 ‘2019년 지급수단 및 모바일금융 서비스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들이 지갑 속에 보유한 현금은 평균 5만3천원(2019년 기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급수단이 현금에서 신용카드로 대체됐으며, 모바일뱅킹과 간편송금 이용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현금 이용은 더 감소하는 분위기다. 현금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는 특성상 감염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방역 조치로 직접적인 현금 거래도 예전보다 어려워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각국의 봉쇄 조치로 온라인 구매가 늘어난 데다 지폐와 동전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현금 결제가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명절에는 대규모 가족 모임, 고향 방문도 쉽지 않다. 이에 명절을 앞두고 은행에서 현금을 찾는 발길이 더욱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번 추석에는 명절 전 지급된 5차 재난지원금도 주로 신용카드 등의 형태로 전달됐는데, 이 또한 화폐 순발행액 감소에 영향을 줬다. 한은 관계자는 “추석 전 국민지원금이 카드, 상품권 등 위주로 지급되면서 상대적으로 화폐보다 다른 결제 수단을 쓰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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