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다음 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100% 단언할 수 없지만, 11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8월 코로나19로 역대 최저인 0.50%까지 내린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그리고 지난 12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금리를 동결해 한 박자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총재는 10월 금리 동결 이유에 대해 “8월에 이어 (금리를) 연속적으로 올리기보다는 최근 금융시장 불안·변동성과 글로벌 경제 리스크, 인플레이션 심화와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대해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0월 금통위 의결문에서 향후 통화정책 완화 조정에 대한 단어가 ‘점진적’에서 ‘적절히’로 바뀐 것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라는 표현이 언제부터인가 금통위에서 (금리를) 연속으로 올리지 않는다, 한 번 건너뛰는 것으로 도식화됐다”며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게 결정하는 것이지, 한 번씩 건너뛰고 한다는 인식을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점진적’이라는 단어를 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최근 물가 급등세에 대해서는 “당분간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물가 전망도 “2%에 근접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기존 예상(1.5%)보다 높을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것인데 보통 1970년대를 많이 연상한다”며 “당시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수 있지만, 현재 그런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는 “공급자 쪽 요인, 특히 에너지 가격과 곡물 가격 요인에 의한 (물가) 상승이 강한 것은 맞지만 경기 회복 속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다른 나라들의 성장률도 견조하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가계부채가 급증한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산 시장) 가격이 오른 이유도 상당히 크다고 본다”며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선 주택 시장이 안정돼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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