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총 203개 금융기관들이 4분기 가계대출을 강하게 조이겠다고 밝혔다. 규제는 주택 자금보다 일반 자금부터 깐깐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연말 가계 신용위험이 전 분기보다 3배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18일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자료를 통해 “올해 4분기 중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태도는 큰 폭의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은행 금융기관의 대출태도도 모든 업권에서 상당 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의 이번 설문조사는 총 203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9월 시행됐다. 지수가 양(+)이면 완화, 음(-)이면 강화를 뜻한다.
국내 은행들의 4분기 가계주택 대출태도지수는 -15로 전 분기(-35)에 이어 강화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는 -32로 전 분기(-29)보다 강화 수준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가계 신용위험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은행의 차주별 신용위험지수는 3분기 6에서 4분기 18으로 3배 올라갔다. 한은은 “국내은행들은 가계의 신용위험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취약차주의 소득개선 지연,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전 분기에 비해 큰 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대출 조이기는 가계 일반대출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은행의 차주별 가계주택 대출수요지수는 3분기 9에서 4분기 0을 기록했다. 가계일반 대출수요지수는 3분기 26에서 4분기 -3으로 크게 하락했다. 한은은 “국내은행은 가계 대출 수요의 경우 주택 자금 수요가 보합 수준을 보이는 가운데 일반 자금 수요는 연 소득 이내 신용대출 한도 축소 조정, 대출 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4분기에는 비은행권도 대출 문턱을 한층 높인다. 비은행금융기관별 대출태도지수는 상호저축은행(-16), 신용카드회사(-43), 상호금융조합(-44), 생명보험회사(-14) 등 모든 업권에서 전 분기보다 강화됐다.
반면 은행권 대출 규제로 ‘비은행권’을 찾는 발길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4분기 비은행금융기관별 대출수요지수는 상호저축은행(7), 신용카드회사(21), 상호금융조합(4), 생명보험회사(0) 등에서 모두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은행의 대출 규제 강화 영향 등으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증가 폭은 제약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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