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업소 운영자끼리 짜고 수리비를 허위 청구해 보험사에서 29억원 편취”, “보험 설계사와 후유장해 브로커, 병원 관계자가 공모해 환자의 보험금 20억원 편취”….
지난 4년 동안 적발된 보험 사기 액수가 3조307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환수된 금액은 4%가 채 되지 않는 1264억원에 그쳤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아 18일 공개한 ‘최근 4년간 보험 사기 적발 및 환수액 현황’을 보면 2017∼2020년 4년 동안 보험 사기를 저지른 뒤 적발된 인원은 35만4078명에 달하고, 액수는 3조3078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환수된 금액은 전체 보험 사기 적발 총액의 3.8%인 1264억원밖에 되지 않았다.
자료를 보면 매년 10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보험 사기를 저지르고 그 액수 또한 7000억∼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 사기 인원 및 액수는 2017년 8만3535명(7301억원), 2018년 7만9179명(7981억원), 2019년 9만2538명(8809억원), 2020년 9만8826명(8985억원)이다. 보험 종류별로는 생명보험 사기가 3만5190명(3026억원), 손해보험 사기가 31만8888명(3조51억원)으로 전체 보험 사기 중 손해보험 사기가 91%를 차지했다.
주요 유형별 보험 사기 적발 현황을 보면 자동차 사고(21만1815명·1조 3951억원)가 가장 많았다. 사기 피의자들은 사고 내용을 조작하거나 피해를 과장하거나 고의로 충돌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험금을 타냈다. 다음으로 허위(과다)로 진단이나 장해판정을 받는 식의 허위·과다 사고(11만9373명·1조3589억원), 자살·자해·살인·상해 등 고의 사고(3781명·2937억원) 등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보험 사기 적발액 대비 환수액 비율은 지난 4년 동안 3∼4% 정도에 그쳤는데 이마저도 지난해에는 2%대로 줄었다. 2017년에 7301억원 중 330억원(4.5%), 2018년 7981억원 중 296억원(3.7%), 2019년 8809억원 중 373억원(4.2%)을 환수했는데, 2020년에는 8985억원 중 264억원(2.9%)만 되돌려 받았다.
윤관석 의원은 “최근 보험 사기는 업계 관계자까지 가담해 조직적이고 지능적으로 진화해 올해 보험 사기 적발 인원과 금액이 역대 최다·최대를 기록했다”며 “보험 사기 증가는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되어 선의의 가입자들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진다. 보험 사기 근절을 위한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 논의 등 관련 제도 정비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