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이상 인구의 절반 정도가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을 우선시한다는 응답은 2013년 이후로 내리 감소세다. 20대와 30대는 일과 삶의 균형을 대하는 태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1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19살 이상 인구 가운데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요시한다고 응답한 비중이 48.2%로 2년 전과 견주면 4%포인트 늘어났다. 이 수치는 2011년 첫 조사가 시작된 이래로 매년 증가해왔는데 10년 전과 비교하면 14.2%포인트나 늘었다. 일을 우선시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33.5%로 2년 전보다 8.6%포인트나 줄었다. 이 수치는 2013년 이후 내리 감소세를 나타냈는데,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일 우선’ 비중이 줄어드는 속도가 약간 더디다. 올해에도 ‘일이 우선’이라는 남성은 38.8%, 여성은 26.3%로 나타났다.
‘엠제트(MZ)세대’라는 한 묶음으로 통칭되는 20대와 30대는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에 대한 인식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19∼29살은 ‘일 우선’을 택한 응답자가 35.9%로 전 세대 평균보다 높았고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중요시한다’는 응답은 44.7%로 전 세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일과 삶의 분리를 추구라는 밀레니얼 세대와 달리, 제트세대가 비혼주의를 바탕으로 일과 삶을 적절히 섞는 ‘워라블'(워크 앤 라이프 블렌드) 추구 경향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30대는 전 세대를 통틀어 ‘가정 우선’ 응답이 24.3%로 가장 높았고 ‘일 우선’ 응답은 28.8%로 가장 낮았다.
임금노동자가 다니는 직장의 전반적인 일자리 만족도는 35%로 2년 전과 견주어 2.7%포인트 올랐다.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부문은 ‘직장 내 폭력 방지’(50%)였고, 2년 사이에 만족도가 가장 크게 오른 부문은 ‘일·가정 양립 직장문화’(29.7→35.2%)였다. 2년 전보다 불만족도가 올라간 분야는 ‘하는 일’(13.9%), ‘인사관리’(23.3%) 등이다.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거치면서도 주관적인 소득수준은 약간 낙관적으로 변했다. 19살 이상 가구주 가운데 가구 소득수준이 여유 있다고 답한 비중은 11.9%로 2년 전보다 1.1%포인트 올랐다. 연령대별로 보면 여유 있다는 응답이 40대에서 15%로 가장 높았고 60살 이상에서 8.9%로 가장 낮았다.
하지만 실제 가구소득에 대해서는 감소했다는 응답이 2년 전과 견주어 크게 늘었다. 19살 이상 가구주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구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32.1%로 2년 전보다 9.3%포인트나 늘었다. 1년 전보다 가구소득이 늘었다는 응답은 13.1%로 2년 전보다 5.7%포인트 줄었다. 1년 사이 가구 부채의 변화에 대해서도 증가했다는 응답이 26.2%로 2년 전보다 5.8%포인트 늘었고, 감소했다는 응답은 8.6%로 2.1%포인트 줄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