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디지털화폐 도입 시기 단언 어렵지만, 철저히 준비”

18일 컨퍼런스 열고 CBDC 공론화 시작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공론화를 시작했다. 한은은 당장 시비디시를 도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화폐 시대를 대비해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앞으로 2년 안에 시비디시 발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18일 오후 ‘2021년 지급결제제도 컨퍼런스’를 열고 시비디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는다. 시비디시는 중앙은행이 법정 통화를 동전이나 지폐가 아닌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암호화폐와 비슷하지만 중앙은행의 관리 아래 안정적 화폐 구실이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다.

배준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개회사에서 “지난 수년간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국민들의 지급수단 이용 행태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당장 눈에 띄는 현상으로는 가장 전통적인 지급 수단이었던 현금의 이용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역할과 대응이 긴요하며, 시비디시를 포함한 다양한 정책수단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 “현 시점에서 시비디시의 구체적인 도입 시기를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으나 한국은행은 시비디시 도입이 결정되는 시점에 차질없이 발행에 나설 수 있도록 관련된 기술적 토대 구축 및 제반 준비 업무를 철저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8월부터 모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모의실험은 한은이 시비디시 제조‧발행‧환수 업무를 담당하고, 민간이 이를 유통하는 2계층 운영 방식이다. 1단계 실험은 오는 12월까지 이뤄지며, 2단계 실험은 내년 6월까지 실시된다.

이 총재는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현재 목표는 시비디시 도입 여부가 언제 결정될지 모르지만, 결정이 된다면 가능한 빨리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며 “도입 여부 결정은 2년 이내에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2년 내에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바로 시비디시를 도입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 검토에서 발행까지 통상적으로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있다”며 “지금 2년 정도 검토를 했으니 앞으로 (실행까지) 3, 4년 정도의 시간은 소요되지 않을까 본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