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한국은행을 참고해야 한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왔다.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는 지난 26일(현지시각) “파월 연준 의장은 한은에서 배워야 한다”는 윌리엄 페섹 시니어 칼럼니스트의 글을 실었다.
그는 칼럼에서 “미국 연준은 자신들의 과거 성공과 실패에서는 잘 배우는 편인데, 외국 중앙은행들에서는 교훈을 못 얻는 것 같다”며 “지난 8월에 이어 최근 두 번째 금리 인상을 한 한은에서 연준은 배울 게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말만 하고 있을 때, 한은은 행동을 했다”며 “자산 버블과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이주열 총재가 이끄는 한은은 폴 볼커 시대 연준 방식을 취한 반면 파월 연준 의장은 앨런 그린스펀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중앙은행들이 불평등과 더욱 열심히 싸워야 된다고 주장하지만, 일본을 보면 과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자산가들만 더욱 부자가 되게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또한 과도한 통화 완화 정책은 정부가 경제를 구조개혁 하고, 보다 포용적 성장을 이끌도록 하는 책임을 덜어가 버리면서 기업가들에겐 혁신과 비즈니스모델 개편의 절실함을 제거해버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주열 총재의 한은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 같은 인플레이션 위협이 있지 않지만, 이 총재는 한국 정치권과 경제인들에게 마지막 경고를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결국 중앙은행의 일은 ‘파티가 진행 중일 때 펀치볼을 제거하는 일’이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총재의 또 다른 현안은 심각한 가계부채와 금융 불균형이다”며 “한국의 규제 당국은 전통적인 ‘거시건전성 정책’과 세금으로 가계부채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별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한은의 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문제에도 경고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초저금리 정책에 의존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한은의 저금리 정책에 의존해왔다”며 “두 경제 모두 지난 수년 동안 썩 좋지 않았지만, 적어도 우리는 한은이 성숙하려는 노력을 보고 있으며 파월 의장은 이 총재의 ‘한 수’에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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