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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최근 경상수지 흑자 ‘중장기 요인’ 영향 커

등록 2021-11-30 11:59수정 2021-11-30 16:32

한은 “저축인구 증가, 글로벌 분업체계 참여 등 영향“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추세가 경기와 국제유가 등 일시적 요인보다 저축인구 비중 상승, 글로벌 분업체계 참여 등 중장기 요인에 더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주욱, 민은지 과장과 안희정 조사역은 30일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요인 분석’ 조사통계월보 자료를 통해 “2012년 이후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폭 확대는 장기 구조적 요인과 중기 거시 경제 여건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2018년 이후에는 경상수지 흑자 대부분이 중장기 요인에 의해 설명된다”고 밝혔다.

경상수지는 외국과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고 산 결과를 뜻한다. 쉽게 말해 외국에서 벌어들인 돈과 외국에 지불한 돈의 차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상수지을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 네 가지다. △장기 구조적 요인 △중기 거시경제 여건 △경기·일시적 요인 △금융 요인 등이다.

장기 구조적 요인은 핵심 저축 인구, 노년·유년부양률, 기대수명·고령화속도 등이다. 중기 거시경제 여건에는 순대외자산과 미래 경제성장 기대, 재정수지, 1인당 생산성, 글로벌 분업체계(GVC) 전후방 참여도, 제조업 의존도 등이 포함된다. 경기·일시적 요인은 국내총생산(GDP)갭과 국제유가, 금융 요인은 민간신용갭과 실질실효환율 등이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2000년 이후 흑자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2012년부터 흑자 폭이 크게 확대됐다. 지디피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2000~2011년 평균 1.5%였으나 2012~2021년 평균 5.1%로 증가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2018년 이후의 경상수지 흑자는 상당 부분 중장기 요인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핵심 저축인구 비중 상승 등 인구 구성 변화와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저축 유인 증대가 흑자 기여를 확대했다는 것이다. 또한 순대외자산 플러스 전환(본원소득 확대), 선진국 대비 양호한 재정수지, 글로벌 분업체계 참여도 확대 등도 흑자 요인으로 가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보고서는 경기와 국제유가의 기여도는 별다른 추세 없이 등락하고 있으며, 환율 등 금융 요인 기여도는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상수지 흑자는 장점과 단점 양면성을 띈다. 과도한 흑자가 투자 부진에 기인하는 경우 성장 잠재력 약화의 징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은 비기축통화국이라는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흑자 기조는 대외안정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보고서는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폭 확대는 중·장기적 요인에 대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를 감안할 때 올해 중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지디피 대비 5%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정상화되더라도 대규모 흑자 기조가 단기간 내 약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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