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기준)’을 보면,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뜻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2015년=100)가 1년 전보다 10.1% 급락한 88.27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3월(87.8) 이후 8년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입가격(33.4%)이 수출가격(20%)보다 더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인 소득교역조건지수도 4.8% 하락했다.
지난달 수입금액지수(168.66)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42.8% 상승하며 통계가 나온 1988년 1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84.9% 올랐고 천연가스도 80% 가까이 상승했다. 수입물량도 7% 증가했다. 수출금액지수(140.66)는 27.1% 상승해 역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이 43.7% 증가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수출물량은 5.9% 증가했다.
최진만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경상수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