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생산자물가 급등이 무역을 통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한국은행 물가동향팀이 낸 ‘대중 수입구조를 고려한 중국물가의 국내물가 파급영향’ 보고서를 보면, 중국이나 중국의 중간재가 투입된 아세안 5개국에서 수입한 소비재 품목의 국내 소비자물가 영향력이 점차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수입단가가 급등한 가구와 주방용품은 물론 세제와 가정용 비닐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수 생활용품의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보고서는 “수입 소비재에 구입빈도가 높은 생필품이 많다는 점에서, 중국 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되면 국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농산물 수입단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음식료 가공식품과 외식물가의 오름세도 커졌다. 최근 가전과 의류도 수입단가가 상승하면서 점차 국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 1월 0.6%에서 10월에는 13.4%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중국 수입단가(달러화 기준) 상승률은 12.6%에서 24.8%로 껑충 뛰었다.
중국산 중간재의 수입단가 상승은 일차적으로 국내 생산자물가의 오름세를 키우고 있다. 화학·금속제품, 전자·광학제품이 대표적이다. 이는 향후 소비자물가상승 압력으로 이어진다. 또 중국산 요소와 비료가격 상승은 물류비용 증가와 국산 농산물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과 공급병목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중국의 생산자물가와 수출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물가에 적지 않은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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