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추경안 처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대화에 앞서 박 의장과 여야 원내지도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김기현 원내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한병도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14조원 규모로 마련된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안이 국회 심의 과정에서 3조원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300만원씩 지급하는 방역지원금 대상이 연매출이 일정 범위 내에 있는 숙박·음식점업 등 12만 곳이 늘었다. 또 손실 규모에 따라 보상액이 정해지는 손실보상 보상률도 소폭 확대됐다.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우선 300만원씩 지급하는 2차 방역지원금 대상이 12만 곳 늘어 3600억원이 증액됐다. 구체적으로 연매출 4800만원 이하인 간이과세자 10만 곳과 연매출 10억∼30억원 숙박·음식점업 등 2만 곳이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애초 정부는 9600억원을 들여 320만 곳을 지원할 예정이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대상 업종도 늘고 보상률은 높아졌다. 칸막이가 설치된 카페,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90만곳이 새로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 피해액의 80%인 보상률도 10%포인트 더 높였다. 이를 위해 국회는 정부안(1조9천억원)보다 9500억원 증액했다.
정부안에 없던 취약계층 및 문화계, 돌봄 지원을 위한 예산은 새로 생겼다. 특수형태근로자(특고)·프리랜서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고용안정지원금 4천억원이 그 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해당 지원금을 받은 56만명은 50만원을, 새로 받는 12만명은 100만원을 받게 된다. 이외에 법인택시와 전세·노선버스 기사 등 16만2천명에게 100만원씩 지원하기 위해 2430억원(예비비 810억원 포함), 공연장 방역 인력과 영화·방송 제작지원, 소규모 공연 지원 등을 위해 1천억원이 마련됐다. 또 1천억원을 들여 요양보호사(36만8천명)에게 1인당 20만원, 장애인활동지원 돌보미(3천명)에게 하루당 4만8천원을 지원한다.
방역지원 예산도 4천억원이 늘었다. 정부는 애초 병상확보와 백신구입 등을 위해 1조5천억원을 책정했는데, 여기에 코로나19 의료인력 감염관리수당 등 방역인력 지원을 위해 1천억원을, 감염 취약계층 600만명과 선별검사소를 위한 자가진단키트 지원비 2천억원이 추가됐다. 또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를 1천억원 더 늘렸다.
반면 애초 정부안에 포함된 예비비 1조원은 6천억원으로 줄었다. 현재 목적예비비는 1차 방역지원금을 위해 1조4천억원을 집행해 5천억원이 남은 상태다.
정부는 10일 국무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의결하고 추경 사업 내용을 신속하게 집행할 계획이다. 2차 방역지원금은 23일부터 집행하고, 손실보상은 3월 첫째주부터 신청 및 지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취약계층 지원 등은 3월 중에 지급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의 추경안에 대해 여당은 최소 35조원, 야당은 50조원까지 확대하자고 맞선 바 있다. 하지만 재원 마련 방안을 여야 정당 모두 제시하지 못하면서 추경 규모는 정부안에서 3조원 정도 더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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